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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시에게 길을 묻다-⑯

2021년 01월 06일(수) 19:29 [인제신문]

 

ⓒ 인제신문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문학평론가)

ⓒ 인제신문

값진 하나를 위해 열을 바쳐야 할 때

가을의 막바지. 오랫만에 승용차에 기름을 넉넉히 채우고 길을 나섯습니다. 내린천을 거슬러 한참을 달리다 필례약수에서 김빠진 사이다 같은 약수 한 사발로 갈증을 달래고 하늘아래 첫 동네라고 불리는 해발 1300미터의 진동계곡까지 아무 생각 없이 쏘아 다녔습니다.
추수를 끝내고 벼의 그루터기들만 을씨년스럽게 남은 텅 빈 늦가을 들판에는 낟가리들이 무더기 무더기로 쌓여 있었구요, 산비알의 층층이 계단밭에는 마른 옥수수대가 몽고인들의 움막처럼 들쑥날쑥 세워져 있었습니다. 아직 낙엽이 되지 못한 가로수 잎들은 쫓겨 가는 가을의 마지막 몸부림으로 힘겹게 흔들리고 있었고, 가없이 뻗어 나간 도로변에는 서리 맞은 들국이며 코스모스가 처참하게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꽃잎을 모두 털어 낸 마른 대궁들에서 가을 한낮의 그 화려했던 흔적을 찾아내기란 이미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가을을 힘겹게 버티던 플라타너스 잎새 한 개가 투툭, 윈도우에 떨어지더니 아기 손바닥 같은 잎새를 파르르 떨더군요. 언제고 한 번 화려한 빛깔을 뽐내본 적 없는 칙칙한 나뭇잎, 단풍이라기보다 낙엽이 더 어울리는 나무. 겨울의 문턱이지요. 겨울나무. 시인은 더 크고 무성한 훗날의 축복을 위해 작별을 해야 한다고 쓰고 있습니다. 살다보면 값진 하나를 위해 열을 바쳐야 할 때가 오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고 조근조근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요. 버릴 것은 버리고 줄일 것은 줄여야겠지요. 이제 춥고 어두운 먼 길 떠나야 하니까, 머잖아 불어 닥칠 눈보라와 비바람 이겨내자면 겉에 걸친 것, 붙은 것, 몽땅 떨쳐 버려야겠지요. 그저 간편한 채비여야 꺾이지도 지치지도 않고 먼 길 갈 수 있을 테니까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 시를 춥고 등 시린 우리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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