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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해 희생했는데”…인제군, 정부 인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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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만 보면 저절로 손이 올라가는 사람

대청봉 칼럼

2009년 08월 18일(화) 16:09 [인제신문]

 

↑↑ 박송남 논설위원

ⓒ 인제신문


어떤 사람은 자기 혼자만이 열렬한 애국자인줄 착각하고 사는 사람이 있다. 착각이든 현실이든 애국자가 많으면 좋은 현상이다. 그 사람들은 태극기를 보면 저절로 손이 올라가고,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개정되기 이전) 라고 언제 어디서나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그들은 강하고 잘사는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당파싸움 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저러다 나라 말아 먹을까봐 겁나고 국가안위가 걱정되어서다. 그리고 그들이 세상을 보는 눈은 돈 가방 챙기고도 번들거리는 얼굴 쳐들고 다니는 것 싫어하고 돈 많이 있다고 위세 떠는 것도 싫어한다. 가난 때문에 자식을 굶겨야 했던 과거를 가진 그들이 참다못해 입을 열면 비판과 불만투성이다. 이런 사람이 우리 동네에도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며칠 새 보이지를 않는다. 사람 사는 세상이 장날 같아야 사는 맛이 난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적당히 시끄럽고 사람 사는 얘기가 두런두런 들려와야 하는데 핏대 올리는 사람이 없으니 조용하고 심심하다. 그 사람 논리는 학술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괴변도 아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으니 설득력은 없지만 그 사람 얘기를 은근히 들어보고 싶다.

혼자만 애국자인줄 착각

신경제 자유주의가 우리 사회를 바꾸어 놓으면서 자기주장 밖에 모르고, 사는 방법도 천태만상이다. 그러니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참견하자니 분통터지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제는 체념한 듯 두문불출 하는 것 아닌지 궁금하다. 그도 그럴 것이 세월이기는 장사 없다고, 체력은 바닥나고. 맥 빠져서 제풀에 지쳐 버릴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우연히 정자나무 밑에서 그를 만났다. 정자 밑 돌계단에 앉아있는 품새가 마음을 비운 초연함이 엿보인다. 그래도 반가운지라 손을 잡고 요즈음 어땠냐고 물어 봤다.
기다렸다는 듯이 "내참 성질이 나서"로 시작 한다. 변한 것 하나 없는 예전 말투 그대로다. 역시 제 버릇...
"그토록 오랫동안 가동을 멈추고 개 밥그릇 앞에 놓고 으르렁 대듯 견원지간이더니만 며칠 전에는 멱살을 잡고 밀고 밀리는 것이 마치 청도 소 싸움판 같았고, 단상을 향해 몸을 날리는 모습은 시골에서 아이들이 개골창을 건너뛰기 시합을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저러다 책상 모서리에 부딪치면 정강이가 성하지 않을 텐데 걱정이 되더라"고, "이제는 등 돌리고 갈라서서 한쪽은 민생을 챙기는 일에 매진 하겠다하고, 한쪽은 투쟁하겠다며 거리로 뛰쳐나가겠다고 하니 열불이 나서 뉴스를 못 보겠다"고도 했다. "어디,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졌느냐." 별로 도움 안 되는 말을 하고서 그만 돌아서려고 하는데 할 말이 또 남아있는 모양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아서

"아니 세상에 꼬맹이들 생일파티에 천만 원씩이나 쓴다는데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한다. 얘기하자면 길어질 것 같아서 "난들 알겠는가. 담장 높은데서 일어나는 일인데"라고 말하고 돌아섰다. 혼자 걸으며 생각했다. 그래 천만 원이면 서민들에게는 큰돈이지.
요즈음 학교 무료급식 문제로 사회적 여론이 뜨겁다. 한 끼 식대 1800원에 한 달 급식비 35.000원을 몇 달째 납부하지 못하고 그 돈이 버겁다는 가난한 사람들의 한숨소리가 깊다. 천만 원이면 어린이 5.555명의 식대가 되고 학생 수 200명의 작은 시골 학교의 한 달 급식비에 해당 한다. 그런데도 별 여섯 개짜리 최고급호텔과 별장에서 비용 일천만원의 어린아이 생일파티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천만 원 대학등록금 때문에 광장에 앉아 삭발하는 예쁜 여학생의 두 볼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본적이 있다. 격세지감을 느끼지만 사람 따라 사는 법이 다른데 어쩌겠는가.
모두가 부질없다 생각하고 세상과 거리를 두고 편히 살고 싶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으로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 같다. 아니면 맹자의 진심(盡心)편에 거자불추 래자불거(去者不追 來者不拒)라는 말처럼 가는 사람을 붙들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다는 뜻과 같이 무신경하게 사는 것도 또한 방법일 것 같다.
어느 글에서 󰡒앞으로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으면 잡는 것 보다 놓아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고 한말이 생각난다. 애국자는 나 아니라도 많으니 이제 부터는 비판과 집착을 버리고 소가 닭 보듯 그렇게 살자고 친구에게 말하고 싶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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