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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칼럼 / 지고도 이기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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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05일(화) 12:25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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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송남 논설위원 | ⓒ 인제신문 | |
세월의 빠르기를 백구과극(白駒過隙)이라고 말한다. 흰 망아지가 빨리 달리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이 인생과 세월의 덧없고 짧음을 이르는 말이다. 인류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세월도 점점 더 빨라지는 것 같다. 차분히 돌아볼 겨를도 없이 한해가 전광석화처럼 지나가고 신발 꺾어 신고 달리는 기차에 올라탄 듯 가쁜 숨 헐떡거리다 보면 어느새 몇 정거장이 지나가 버리는 느낌이다.
마냥 세월에 쫓기며 살아가는 반복된 삶이지만 해를 넘겼기에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대학 교수들은 한해를 돌아보며 2009년도 올해의 사자성어를 '방기곡경(放氣)'으로 선정했다. 올 한해 한국 사회의 모습을 비유한 사자성어로,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길이 아닌 샛길과 굽은 길을 뜻하는 말로 아마도 세종시 문제와 미디어법을 두고 비판한 것 같다.
방기곡경처럼 묘한 인간사
인간사란, 방기곡경처럼 참으로 묘하다. 편하고 좋은 길 놔두고 어렵고 힘들게 가시덤불 헤치며 가는지 심성을 이해할 수 없다. 지는 것이 부끄럽고 양보하는 것이 자존심상해 명분을 찾으려하는 것 같아 보인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누구를 막론하고 이기는 삶을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고도 이기는 정치, 지고도 이기는 삶을 살면 된다. 바람 같이 살면 되고 갈대같이 살면 된다. 바람은, 갈대를 자신 앞에 허리를 굽히게 만들어 승자가 되는 것이고 갈대는, 뿌리째 뽑혀 나뒹구는 가로수를 보면서 뿌리를 뽑지 못한 바람에게 승자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명분과 실리를 얻는 현명한 삶을 선택해야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
봄은 해마다 찾아오지만 두 번 피는 꽃은 없다. 우리의 인생도 두 번은 없다. 태어나 한번 살고 가는 인생인데 힘들고 슬프게 살 필요가 없다. 비잠주복(飛潛走伏)하는 짐승들도 날고, 헤엄치고, 달리고, 기는 재주 하나로 잘 먹고 잘사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그보다 못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본다.
화엄경(華嚴經)의 중심사상으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이 마음이 만들어 낸 것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는 잠결에 목이 말라 물을 마셨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잠결에 마신 물이 해골에 괸 물이었음을 알고, 사물 자체에는 정(淨)도 부정(不淨)도 없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깨달아 대오(大悟)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처럼 생각에 따라 우리의 삶의 질이 바뀔 수 있다. 모든 사물과 생각을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꾸면 삶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리라 믿는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선사 나옹선의, '청산은 나를 보고' 선시(禪詩)를 떠올려 본다. 마음을 비우고 살라는 더 없이 좋은 시다. 우선 청산을 보고 하늘을 보면서 마음을 비워보자. 그리고 욕심을 절반만 버려 보자. 그러면 바람같이 살지는 못해도 지금만큼 괴롭고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두 번 피는 꽃은 없다
친구가 없어 외로우면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나 또는 '덕필유린(德必有隣)'이란 말을 생각하면서 이웃을 돌아보라고 권면하고 싶다. 덕이 있으면 반드시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 했으니 덕이란, 도덕적․윤리적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인격적 능력을 말하지만, 공정하고 남을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나 행동을 덕이라 말 한다.
또한 덕은 이해하고 받아드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베푸는 것도 보다 큰 덕이다. 덕을 베풀면 스스로 외롭지 않게 되고 십년한창( 十年寒窓 )하지도 않을 것이다. 십년이 다 되도록 친구 하나 찾아오지 않는다고 친구를 원망하지도 말아야 한다. 세상은 권력 앞에 줄서는 자들이 많아서 그럴 뿐이다. 오히려 권세를 얻고 난후에 찾아오는 사람을 더 경계해야 한다. 우주는 백겁을 돌고 돌지만 인생은 일 겁에 점 하나에 불과하다 냇물은 소리 내어 졸졸 흐르고 지구를 감싸고도는 물줄기는 소리 없이 흐른다. 삶이 소리 없이 조용하면 시비하는 사람이 없어 가장 무난한 삶이 될 것이다. 또한 남과 싸우지 않으면 지고이기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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