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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해 희생했는데”…인제군, 정부 인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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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 칼럼 / 삽 질

2010년 01월 19일(화) 13:48 [인제신문]

 

↑↑ 박송남 논설위원

ⓒ 인제신문


순자(荀子)의 권학편(勸學篇)에 "군자의 학문은 자신을 윤택하게 하려는 것이며, 소인의 학문은 출세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귀로 들어가 입으로 나온다."라고 했다. 따라서 "지행일치(知行一致)"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주재가 "삽질"이다. 삽질 때문에 세상이 얼마나 시끄러운가. 군자의 학문을 한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고, 온통 소인의 학문만 한 사람들로 넘쳐나는 모양이다. 귀로 들어간 것이 모두 입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삽질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삽질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하는 것임을 먼저 알아야 한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삽질이 얼마나 폄훼되어 유통되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삽을 잡아보지 않은 젊은이들은 생각 없이 변형된 통속어로 사용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과거를 아는 지식인들과 나이든 어른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아직도 삽을 든 농민들이 "삽질하지 말라"며 싸우는 우리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돌아보면 시골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자라면서 어려운 살림살이를 조금이라도 일으켜 세워보려고 버겁게 삽질하던 시절을 생각하게 된다. 삶의 깊은 애환이 담겨 있는 삽질. 그 의미조차 모르고 문제의식 없이 마구잡이로 말하는 삽질. 우리 가족을 먹여 살렸던 삽, 오늘을 이루어낸 삽, 삽으로 땅을 파는 일이 삽질이다. 삽질은 땀을 흘리는 것이며 땀은 노동의 신성함을 말한다. 그 신성함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의 풍요는 삽질을 열심히 한 덕이다

어쩌다 높은 사람, 정치하는 사람 찾아와 악수하자고 손 내밀면 거친 자신의 손이 부끄러운 듯 어색하고 황송하게 손을 잡는다. 굳은 살 박힌 손이 무슨 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여자같이 곱다란 손을 잡고 어째서 미안해하는지 계급 없는 사회라 말하지만 계급이 존재하는 듯 해 보인다. 굳은살 박인 그 손은 얼마나 많은 삽질을 한 손인가. 처음은 보드라웠던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터지고, 쓰리고 그렇게 아프다보면 어느새 굳은살이 박인다. 굳은살 박인 손바닥은 어느 한 날 손에서 삽을 놓을 날이 없다. 마당에 개똥을 치우고, 고샅길 어귀에 소똥도 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밥 수저를 들고 있다가도 단비가 쏟아지면 숟가락 던지고, 삽 들고 논배미에 허수아비처럼 서서 비맞아가며 물꼬 잡아주고, 어렵게 잡아둔 물, 새지 못하도록 삽 등으로 논 두덩 치대며 한참 만에 허리 펴보는 삽을 든 농민의 모습, 연상해 보라, 어떻게 보이는가!
손바닥만 한 빈터를 보면 그냥 놀릴 수 없어 깎아내고, 파고, 뒤엎어 고춧대 하나라도 더 세우려 땀 흘리고, 비탈진 언덕 빼기에 호박구덩이라도 하나 더 파보려고 이리저리 살피는 삽 든 농민. 돌이켜 보면 가장 아름답고 성스럽기까지 한 추억의 그림이다. 그 삽은, 그 손은, 고춧대 하나로, 배추 한포기로, 찌든 우리네 살림에 작은 보탬이 되었고 날 저물 때까지 삽질한 보람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어낸 일등 공신이 삽이다. 그 삽을 삽질이라는 표현으로 욕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삽질하며 살아온 사람들 앞에서 "삽질하고 자빠졌네," 라고 막말을 한다. 이게 가당치나 한 말인가. 물론 농민을 향해 하는 말은 아니지만 듣는 농민의 입장은 사뭇 다를 것이다. 삽질은 5~60년대에 가난한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 삽으로 흙을 한 삽씩 떠서 옮겨 놓은 것이다. 다시 정보화 사회로 옮겨 오면서도 삽질은 끝없이 계속되었다. 이와 같은 의지와 신념이 삽질 정신이다.

삽질의 정신과 의미

"삽질 정신이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하기로 한 일, 하고 싶은 일을 남들이 뭐라고 하든, 환경이 어떠하든, 될 때까지 파는 묵묵한 정신, 한번 시작하면 깊게 파는 프로정신을 말 한다. 지금의 삽질은 당장 보이지는 않지만 언젠가 완성될 나만의 성(城)을 위한 기둥이 된다는 긍정정신의 복합적인 융합물이다."라고 삽질정신이란 책에서 말하고 있다.
또한 삽질에 대한 어원이나 확실한 유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군에서 상급자가 졸병을 군기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뙤약볕에서 맨땅을 하루 종일 파게하고 파기가 끝나면 다시 메우게 하는 기압의 일종으로 사용하던 것이 유래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삽질은 안 해도 되는 일, 보람 없는 일, 또는 헛수고를 가리키는 뜻으로 지금의 삽질이라는 속어로 변형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삽질정신과 본질과는 그 의미가 판이한 것이다. 삽질의 본질은 농민의 근면성,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으로 어려웠던 시절을 살았던 많은 사람에게는 아련한 향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들메끈 꽁꽁 동여매고 얼마나 많이 뛰었고, 얼마나 많이 파헤쳤는가. 그런 삽질을 4대강 개발과 세종시 문제에 끌어들여 삽질이라는 표현으로 삽질의 본질을 훼손시키고 있다.
우리는 어려울 때 난관을 벽으로 생각하지 않고 계단으로 생각하며 한 계단 한 계단씩 밟고 올라섰다. 이럴게 해서 선진국의 문턱 까지 왔다. 이제 올라서야할 계단을 앞에 두고 경제를 살리고 국가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삽질하기에 여념이 없다. 심하게는 "삽질하고 자빠졌네."라고 까지 상대에게 퍼붓는다.
너무한다고 생각이 든다. 삽을 들고 땀 흘리는 농민 생각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막되 먹은 세상이 아니라면 말이다. 차제에 "궁향이성(窮響以聲)"이라는 말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울림을 미워하여 입을 막으려고 큰 소리로 꾸짖으면 점점 울림이 커진다는 뜻이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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