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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 칼럼 / 인생을 다시 한 번 사유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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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26일(화) 12:32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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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송남 논설위원 | ⓒ 인제신문 | |
그만가라/ 길 잃어버릴라. 그렇게 앞만 보고 가다/ 돌아오는 길 못 찾으면 어쩌려고. 어느 책에서 본 글이다. 그렇다 부모는 어린 자식을 길가에 내어놓으면 사고를 당할까, 길 잃어버릴까 노심초사 한다. 방향은 다르지만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났다. 젊은 나이가 아깝고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어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사유해 보게 한다. 생각해 보면 인생무상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태어나고 같이 자라지 않아 인간 이용삼은 모르지만, 국회의원 이용삼은 조금 안다. 향년 53세 로 짧은 생을 마감한 현역국회의원. 그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라면공장 근로자로, 구두닦이와 웨이터로 일하면서 철원 김화공고를 다녔다. 이후 독학으로 4급 행정직 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고 1985년에는 사법시험에 합격해 16대 국회에서는 역대 최연소인 42세로 행정자치위원장을 지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의 한 살매 는 어린 시절은 가난과의 싸움이었으며 정치인으로써는 영욕의 문턱을 넘나들며 힘겨운 삶이었다.
이제는 나루터에 묶이지 않은, 불계지주(不繫之舟)가 되었으니 지역구민의 한사람으로 국가와 민주발전에 공헌하고 지역발전에 힘써주신 공에 감사드리며 삼가 조의를 표하는 바이다. 속담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그가 떠난 빈자리에 자수성가한 사람의 귀감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나무는 조용히 있고 싶어도 불어오는 바람이 멎지 않으니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제 바람 없는 그곳으로 갔으니 흔들림 없이 영면하시기를 다시 한 번 기원 한다.
尾生之信
영혼은 이미 우리 곁을 떠났지만 22일, 오늘이 육신이 우리 곁을 떠나는 날이다.
"야트막하고 부드러운 산세는 풍요한 감을 주고 들판에 나도는 농부들의 백의가 유독 희게 보이는 것은 흙 빛깔이 짙어서일까." 박경림의 토지에 나오는 말이다. 정치판은 흙빛깔이지만 떠난 사람은 흰옷 입은 정치인의 모습으로 기억되기 바란다. 아울러 남아있는 정치인들은 제 길을 찾아 흰옷은 아닐지라도 헐뜯고 싸우는 모습만이라도 안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즈음 사분오열 되어가는 정치판을 보면 진보 대 진보, 보수 대 보수의 갈등이 보기 민망하고 사법부와 검찰의 갈등 또한 맘만치가 않아 보인다. 노란색은, 노랑과 오렌지색으로, 청색은, 푸른색과 남색으로 동색인 듯 아닌 듯 싸운다. 흘러가는 물줄기는 실개천이 모여 내를 이루고 내가 모여 강을 이루어 하나 되고 바다를 이룬다.
그러나 한 쪽에서는 기득권을 놓고 싸우고 한쪽에서는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사자성어를 놓고 해석을 달리하며 싸운다. 모두가 정의롭고 옳다고 싸우지만 증삼(曾參) 같은 효자도 없고, 백이(伯夷) 같은 청렴한 정치인도, 미생(尾生) 같은 신의로 목숨을 거는 사람도 보이질 않는다.
옛날 중국 춘추시대의 고사에 미생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미생은 애인과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다음날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불어나는데도 자리를 뜨지 않고 애인을 기다리다 결국 불어난 물에 교각을 끌어안고 목숨을 잃었다는 얘기다.
한쪽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애인 탓으로 다른 한쪽은 융통성 없는 우직함을 나무란다. 그러면서 옆에서 한마디씩 거든다. 미생의 IQ까지 들먹이며 미생이 때문에 그 여인은 평생을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을 거라는 상상력으로 여인의 편을 들고, 비가 오면 나오지 않을 거라는 여자의 경솔한 판단이 귀한 생명을 앗아 갔다며 미생의 편을 든다.
다른 나라, 다른 환경에 사는 사람들도 아니고 같은 하늘아래 한 울타리 안에 사람들이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다.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때 청군 백군 띠 두르고 화합하고 즐기는 기분으로 경기를 하면서 정치란, 한 번 입은 옷 색깔에 자신의 운명을 걸고 한판 승부를 벌리는 것 같다.
바라건데, 함께했던 동료가 그렇게 애써 잡으려 했던 것 다 내려놓고 빈손으로 떠나는 것 봤을 것이다. 이제 그만 깨달아야하고 집착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중국의 사자성어가 왜 그리 중요한가, 고등학교 역사과목을 정규과목에서 배제시키고 선택과목으로 홀대하면서 사자성어는 엄청 많이 활용하는 세태가 이해가 안 된다. 이제 명분을 얻기 위한 싸움은 국민들을 실망 시키고 희망을 잃게 한다.
家貧則思良妻
'가빈즉사양처 (家貧則思良妻).' 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가 생각난다는 말이다. 이 말은 나라가 어려울 땐 훌륭한 재상이 필요하다는 '국난사양상(國難思良相)'이란 말로 연결된다. 세상이 어지러워 민심이 이반되고 국민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어진 아내도, 어진 재상도 필요가 없게 된다. 우리는 차제에 아이티 지진참사를 보면서 국가구성의 3대 요소를 생각해 봐야 한다.
고사에 제자인 자공(子孔)이 스승인 공자(孔子)에게 나라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공자는 食. 兵. 信 이라고 대답했다. 이 중에 식과 병은 굶어죽으나 싸우다 죽으나 어차피 죽는 것이지만, 마지막인 신의를 잃으면 국가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라 대답했다. 이 말의 뜻을 새겨 본다면 국가나 정치인이나 국민에게 얼마만큼의 믿음을 주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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