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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의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일본말 찌꺼기<24>

시에다 <추신>을 달아도 되나요?

2010년 02월 09일(화) 10:46 [인제신문]

 

↑↑ 이윤옥 칼럼위원(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 인제신문


시에다 추신을 달아도 되나요? 어떤 분은 된다. 그러고 어떤 분은 안된다 하는데... 쓰는 게 안 좋을까요? 시의 길이나 운율상 결말 등 추신을 썼었는데 쓰자니 좀 더러운 것 같고 안 쓰자니 표현이랄까 좀 아쉽고...원래 시엔 덧붙이기가 넘 힘들고요. 그냥 포기해야 할까요? 고민입니다. -네이버-

시를 쓰는 사람은 “시어”에 고민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추신” 때문에 고민 한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다 못쓰면 수필로 바꾸든지 장편 소설로 풀어 낼 일이지 무슨 군더더기 “추신”이 필요할까 싶다.
고생을 많이 한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엮으면 책 열권으로도 모자란다는 사람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평생 단 한 줄의 글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뜬다. 쓸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다 보면 되레 못쓰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시에서 “추신”이 필요할까? 위 질문에 바로 답한 어느 누리꾼의 답을 들어보자.

시는 개인의 창작물이기 때문에 아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표현이 아쉬워서 추신을 단다면 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쉬운 표현이 있다면 그 표현을 시 속에 잘 녹여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힘들 것 같다면 그 표현은 과감히 버리시거나 다음 작품을 창작할 때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추신으로 달아 버리는 것은 안 될 일이죠. -네이버-

시인인가 보다. 시인이 아닌 사람이라면 이런 답이 나올 수가 없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시에 녹여 내든지 버리든지 하라” 멋진 말이다. 시란 간단명료하면서도 통쾌해야한다. 그것은 겨울철 살얼음 뜬 동치미 국물 같은 시원함이 있어야한다.

박완서님의 <미망> 중에 “이렇게 곧잘 끝마쳐 놓고 나서 ”추신“에다 경우가 같은 일본 땅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란 말이 나온다. 일테면 “추신에다 ~을 덧붙였다”라는 꼴인데 여기서 “추신(追伸)”의 뜻을 <표준국어대사전> 풀이로 보자.

추신(追伸/追申) :뒤에 덧붙여 말한다는 뜻으로, 편지의 끝에 더 쓰고 싶은 것이 있을 때에 그 앞에 쓰는 말. ≒재계02(再啓)ㆍ추계02(追啓)ㆍ추백(追白)ㆍ추진01(追陳)ㆍ피에스01(PS).
덧붙이는 말 이외에 이 말의 말밑(어원)은 말하지 않고 있다. 검색창에서 “추신”의 용례를 찾으려고 써 넣으니 야구선수 “추신수” 가 먼저 뜬다. 추신수도 아닌데 무슨 추신이란 말인가! 좋은 우리말을 놔두고서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추신”을 묻는 시인 지망생이나답을 준 시인이나 소설가나... 말의 연금술사들인데 이런 한자말 대신 아름다운 우리말이 없나를 왜 생각 안하는 것인지 안타깝다.

그들이 앞장선다면 벌써 우리말 속에 일본말찌꺼기, 한자말 찌꺼기는 물론, 워킹맘, 갈라쇼, 블루오션...같은 외래어 남발은 막았을 텐데...끝 간데 모르는 한국어의 생채기는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

국립국어원의 “순화어”에 보면 “추신”을 “붙임”으로 순화하라고 해 놓았다. 그러면서 이는 행정어이며 “붙임”이나 “추신” 둘 다 쓸 수 있다고 해 놓았다. 이런 걸 두고 뜨뜨미지근한 것이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순화를 할 양이면 앞으로 추신은 쓰지 말라 할 일이지 둘 다 써도 된다 할 것 같으면 무엇 때문에 비싼 돈 주고 “순화어를 정리” 했는지 알 수 없다. 또 한가지 지적은 어째서 이 말을 순화하라는 것인지가 미흡하다. 오래 쓰던 이 말이 어디가 어때서 "순화” 곧 고쳐쓰라는 것인지도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

새해들어 누리집(홈페이지)을 새로 단장했지만 여전히 일본말 찌꺼기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

“추신(追伸/追申)”을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林> 풀이로 보면,
つい‐しん【追伸/追申】 : 手紙などで、本文のあとに、さらに書き加える文。
また、その初めに記す語。なおなお書き。追って書き。追啓。追陳。二伸。追白。

우리말로 바꾸면, “츠이신, 편지 등에서 본문 뒤에 추가로 붙여 쓰는 글, 문장 ”으로 나와있다. 지금 우리가 이 뜻으로 들여다가 쓰고 있는 말이다.
“츠이신”이란 일본말 발음을 쓰지 않고 “추신”으로 쓰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다. “대절(貸切)버스”니 “추월(追越)”... 이런 것이 다 일본사람들이 쓰는 한자말을 들여다 쓰는 것이다.

단어 하나라도 고운 우리말, 토박이말, 정겨운 말로 고치려는 노력을 우리 국민들이 해야할 때다. 누가 해주겠는가!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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