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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의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일본말 찌꺼기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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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개그<원조> 배삼룡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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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02일(화) 23:19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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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윤옥 칼럼위원(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 ⓒ 인제신문 | |
"걱정마, 나 또 무대에 설거야." 한국 연예계의 '영원한 광대'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 채 끝내 눈을 감았다. 원로코미디언 배삼룡(본명 배창순)이 23일 오전 2시10분 흡인성 폐렴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향년 84세. 고 배삼룡은 1969년 MBC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몸 개그'의 원조인 슬랩스틱 코미디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다음-
배삼룡, 구봉서, 이기동, 서영춘...이런 코미디언들의 프로를 보면서 자란 탓일까? 배삼룡씨의 별세소식이 안타깝다. 한때 잘 나가는 시절엔 방송국에서 서로 배삼룡 씨를 데려가려고 납치극도 벌였다던데 말년에는 병마에 시달리고 병원비도 밀리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니 더욱 안되었다싶다. 삼가 명복을 빈다.
누리집에 그의 해적이(연보)와 삶에 관한 기사가 잔뜩 올라 와 있다. 특히 그가 “개다리 춤”의 원조라는 말이 눈에 띈다. 기억난다. 흑백티브이에서 보던 그의 동작들 그리고 특유의 어눌한듯한 목소리하며... 가신 분한테 “개다리 춤”이니 하는 말을 쓰기 어려워서인지 “슬랩스틱 코미디”란 말도 눈에 띈다. 그래도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 몸 개그”라는 말도 덧붙여 놓았다. 종합하면 배삼룡 씨는 “몸으로 코미디를 맨 처음 하신 분”이란 뜻이다. 말로만 하던 코미디가 아니라 온 몸으로 코미디를 했으니 그 정열은 짐작 하고도 남지만 “개그, 코미디, 원조, 슬랩스틱” 이런 새로운 말들이 자꾸 생겨나는 게 거슬린다.
여기서 원조(元祖)라는 말은 어느새 한국 땅에서 뿌리를 내린 말 같다. 원조 족발, 원조 참기름, 원조 된장, 원조 진짜 순두부,,,. 원조도 모자라 원조진짜까지 나오는 세상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원조를, 어떤 일을 처음으로 시작한 사람. ‘시조(始祖)’, ‘창시자(創始者)’로 순화. 하라고 나와 있다.
무언가를 맨처음 시작한 사람을 뜻하는 원조는 일본말이다. 일본대국어사전 <大辞林>에 보면, がん‐そ〔グワン‐〕【元祖】:1 家系の最初の人。始祖。2 物事を最初に始めた人。鼻祖。創始者。3 仏教の一宗の開祖。特に、法然をさす。번역하면, 간소(元祖)1. 한 가문의 최초 사람 2.사물을 최초로 시작한 사람 비조, 창시자 3.불교의 첫 개조 특히 호넨(法然)스님을 말함
간소(원조의 일본 발음)란 한마디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처음 연 사람이다. 따라서 “몸 개그의 원조”라고 하기 보다는 “몸 개그의 창시자” 또는 “몸 개그를 처음으로 하신 분”이란 말로 바꿔 쓰는 게 좋다. 말이 너무 길고 장황하다고 여기시는 분들은 “우로굽은도로” “좌우로굽은도로”같은 말이 장황하다고 여기는 것과 같다. 이것을 짧게 “우곡도(右曲道)”해야 옳을까?
말은 길이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이다. 길어도 자꾸 쓰다보면 길이에서 오는 불편함은 못느끼는 게 말이다. “몸 개그를 처음 시작하신 큰 어른 배삼룡 씨...” 가 더 정감이 간다. “슬랩스틱 코미디의 원조”라는 말은 뜻이 분명치 않아서 그런지 낯설고 따스하지 않다. 남의 말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따스하고 피가 통하는 우리말이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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