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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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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16일(화) 13:11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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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봄을 맞아 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인제의 자랑인 내린천 계곡도 겨울 잠에서 깨어나 힘찬 물줄기를 하류로 내려보내고 있다. 얼마전에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1년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마을마다 주민들이 모여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잔치도 마쳤다.
숨을 쉬기 시작한 대지는 밑으로부터 더운 기운이 올라오고, 하늘로부터는 따뜻한 햇살이 땅 속을 파고들며 생명의 기를 불어 넣고 있다. 이처럼 자연은 풍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조건을 평등하게 제공하고 있다. 계절은 언제나 농민들에게 한 해 농사에 희망을 걸도록 조건없는 선물을 하고 있으나, 인간사가 만들어내는 현실은 자연과 거리가 멀기만 하다.
풍년 농사가 들면 과거에는 잔치를 벌여 모두가 흡족한 행사를 가지는 시절도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오히려 풍년 농사가 들면 농민들이 한숨을 쉬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풍년농사가 반갑지 않게 된 이유는 외국 농산물 수입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나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지만, 식생활 패턴의 변화 등으로 물가 상승에 따라가지 못하는 농작물들의 가치 하락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비료값을 비롯해 농사에 필요한 각종 원자재 값이 오르는 것에 비해 우리 농산물은 제가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농민들은 '농자천하지대본'으로 일컬어지던 시절의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가장 낮은 계층에 머물고 말았다. 봄을 맞아 들녘에 나가 또다시 땀을 흘려야 하는 농민들이 가을 추수철에 마을회관에 모여 '농자천하지대본' 깃발을 세워 놓고 풍물패의 사물놀이 공연에 맞춰 신명나게 어깨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시절이 다시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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