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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칼럼 / 오바마 대통령과 한국의 교육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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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23일(화) 09:58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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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최용건 주필 | ⓒ 인제신문 | |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에 관한 일화가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기 시작한 이래 바야흐로 한국의 교육열은 우리들만의 화제가 아닌 세계적인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다름 아닌 지난 달 22일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있은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방한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나눴던 한국의 교육열을 다시 한 번 거론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기뻐해야 할 이러한 외신보도를 대하면서 필자는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에 대하여 진정 즐거운 마음으로 자긍심을 느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남의 부끄러운 속사정을 모른 채 오바마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현상만을 가지고 한국의 교육열을 평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 현상 이면에는 비교육적인 요소들이 동인(動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의 교육열은 수신(修身)과 깨달음에 대한 희구가 아니라 오로지 권력욕이나 재물욕, 명예욕과 같은 저급한 욕심을 채우기 위한 동물적 본능에 기인한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이 같은 현상은 패배자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모멸감을 안겨주는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지, 약자로서의 모멸감을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 너나없이 죽기 아니면 살기로 공부에 일로매진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야기가 다소 빗나갔지만 한국 여성들의 유별난 성형열풍도 사교육과 마찬가지로 약자에 대한 불이익이 그 어느 나라에 비해 심대한 까닭 때문이라 보인다.
한국사회에는 중세 봉건시대와 마찬가지로 아직도 계층구조가 뚜렷이 존재하는 것 같다. 비유가 적절할는지는 몰라도 달라진 것이 있다면 다만 예전의 사농공상 네 단계 구조에서 두 단계로 압축되었다는 판단이다. 강자계층과 약자계층이 그 것이다. 어느 국가 어느 사회에서든 강자그룹과 약자 그룹이 존재하지 않을 까만은 유독 한국 사회에선 두 계층이 양극화 되어 원시적 애증관계로까지 그 양상이 변모해 왔다는 생각이다.
주지하다시피 교육이란 그 중심덕목이 인간 양성이어야 할 것이다. 성장 과정에서 인간이 동물의 길로 이탈하는 것을 막고 인간 본연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보살피고 양육하는 행위여야 함을 말함이다. 인간이란 동물과는 달리 생명의 존엄성과 더불어 공동체의 소중함을 아는 존재다. 그러기에 약자에 대한 배려와 불합리한 환경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갈 줄 아는 존재다. 그러한 인간배양을 위해 교육이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목적이 그러할 진데 과연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이 그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효율적으로 짜여 있으며 나아가 그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교육열풍은 필연 과외교습과 사설학원 수강에 대한 열풍으로 이어져 과도한 사교육시장 팽창이라는 폐해를 가져왔다. 사실 요즘과 같이 사교육 열풍이 일기전의 과외 교습이란 단지 정상적인 수업진도에 뒤쳐지는 지진아를 위하여 학교에서 행해지던 나머지공부 정도였다. 필자도 어린 시절 한 때 방과 후 교실에 남아 친구들과 어울려 나머지 공부를 하던 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처럼 과외교습이란 남보다 더 잘하기 위하여 라기보다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남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노력에 의미가 더 컸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요즘과 같은 우리사회의 교육열은 사회적 보장제도가 충실치 않은 데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구책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 여겨진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다면 이상 교육열풍 현상은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날 필요도 없으리라는 생각이다. 보장제도에는 다양한 가시적 시스템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바람직한 사회보장은 공동체 구성원 간에 교감하는 약자에 대한 배려의 마음씨일 것이다. 따뜻한 배려의 마음이 사회 구석구석에 꽃 피울 때 우리나라의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살인적 교육열풍 현상은 사라질 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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