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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일본말 찌꺼기 <1>

이윤옥(본지 칼럼위원,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소장)

2009년 08월 25일(화) 13:42 [인제신문]

 

↑↑ 이윤옥(본지 칼럼위원,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소장)

ⓒ 인제신문


막 17개월 된 아들둥이 엄마입니다. 아이들이 크니 고집이 생겨서 땡깡을 부리면서 우는 일이 종종 생기네요. - 다음 카페 글

'땡깡부린다'는 말을 어렸을 때 들으면서 자란 기억이 나는데 요즈음도 아무렇지 않게 쓰는 말인 것 같아 안타깝다. 내가 일본어를 접하기 전까지는 '땡깡부리다'가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일본어를 공부하다가 이것이 일본말의 <간질 발작을 하다>라는 뜻임을 알고 기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말이 아직도 예사롭게 쓰이고 있다는데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다음 국어사전>을 뒤져보니 사람들이 흔히 쓰는 '땡깡부리다'는 안 나온다.
차마 일본말 '간질 발작을 하다'라는 뜻이라서 올리지 못한 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이 시각에도 신나게 쓰고 있는데...
예문을 더 보자.
다음 예문은 '땡깡부리다'가 단행본 속에 나와 있는 예문임을 중시해주면 좋겠다.
1) <김지운의 숏컷>,김지운 지음, 마음산책, 2008.11.10
도둑맞은 사람처럼 그렇게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어떨 때는 마치 용돈 안 준다고 땡깡부리며 길바닥에 누워 발버둥치는 아이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장면을... 94 쪽
2) <노플랜 사차원 유럽 여행>, 정숙영 지음, 부키, 2007.10.10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뛰어놀다 언덕에서 굴러서 무릎에 상처 나서 엄한 할아버지한테 땡깡부리다가 외려 한 대 맞을 그런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상하는 것이 우리네 정서지만, 그건 인터라켄... 371 쪽
3) <그 남자네 집>,박완서 지음, 현대문학, 2006.06.23
엠병. 절대로 걔네들이 먼저 나한테 그런 내색한 거 아냐. 아이들이 대가리가 무시할 수 없이 커지면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툭하면 땡깡이나 부리니까 그런 자격지심이 들더라고.... 272 쪽
위의 예문들은 단행본에 나와 있는 '땡깡부리다'의 예문이다.
대체로 이 말은 '억지를 부리다', '고집을 피우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일본어의 '땡깡(뗑깡)'의 의미를 보자 .
癲癇 (てんかん, 뗑깡, tenkan)은 전간이라는 한자를 일본발음으로 <뗑깡>으로 읽는 것을 한국인들이 그대로 (てんかん, 땡깡)+부리다 꼴로 쓰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간질 발작하듯 억지를 부린다는 뜻이렸다.
간질은 분명히 질병이다. 입에 거품을 물거나 갑자기 쓰러져 발작을 일으키는 정신병적인 증상을 지닌 질병이다. 이런 고약한 질병을 뜻하는 일본말 '뗑깡(땡깡)'을 사랑하는 자기 자식에게 '땡깡부리는' 아들 운운해서야 되겠는가?
국민이 국어교육을 받는 햇수는 대체로 십여 년에 이르지만 단 한 번도 정규 국어 시간에 이런 무지막지한 낱말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채 성인이 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냥 쓰면 되는 것이 아니라 말이란 골라 써야 하고 순화해서 써야 하는데 말이다.
'땡깡부리다'는 <억지부리다> <고집피우다> <막무가내다> 정도로 순화해서 써야한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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