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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해 희생했는데”…인제군, 정부 인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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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가면 꼭 이분을 만나보세요

김영조 칼럼

2009년 09월 01일(화) 15:01 [인제신문]

 

↑↑ 제주민속박물관 전경(위 왼쪽), 해맑은 진성기 관장과 필자(위 오른쪽)
제주의 하늘, 오름, 바람을 사랑한 사진작가 고 김영갑의 작품(아래)

ⓒ 인제신문


어떤 이는 살아있음을 확인하려고 여행을 떠난다 했다. 또 어떤 이는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고 떠난다고 했고, 누군가는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나를 만나러 떠난다고 했다던가? 어쨌거나 여행은 삶 속의 기쁨이므로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이러한 여행을 통해 우리는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잃어버린 것을 찾으며,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인가 되묻게 된다. 지난주 나는 제주도 여행의 한 길목에서 참으로 감동적인 삶을 산 두 분을 만났다.
평생을 한 일에만 매달려 어쩌면 미쳤다고 할 만한 삶을 목격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제주민속박물관 진성기 관장과 이미 고인이 된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주인 김영갑 씨이다.
진성기 관장은 올해로 나이 74살이 된 분이다. 내가 박물관에 들어가자 그는 처음 본 사람인데도 나를 가족같이 반가이 맞아준다. 그는 제주도 토박이로 자신을 낳고 길러 준 제주 땅에 내려오는 많은 설화를 모았고 사라져 가는 토박이말을 정리했으며 발길에 차이는 돌과 지나가는 바람조차 모두 그의 손에 닿으면 전설집이요 민속품이었다. 그는 1964년 한국 최초로 사립박물관 '제주민속박물관'을 개관한 이래 현재 수집한 민속품이 무려 1만 점이 넘는데, 이는 진열품 100점만 있으면 박물관 허가가 나는 요즈음 기준으로 볼 때 그 자체가 제주의 산 역사요 증인이라 할 수 있다.
제주시 삼사석로 289호에 있는 2층 단독주택 풍의 박물관은 수집품의 극히 일부만을 진열해 놓았을 뿐 그의 혼과 사랑과 열정이 담긴 많은 문화재급 유물들은 공간이 부족해 지하 수장고에서 잠자고 있다고 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가 수집한 수집품 속에는 고려시대 '해시계', 무속악기 '울쇠', 조개껍데기를 이용한 등잔 받침(등판), 미소 짓는 수막새는 물론 해녀들이 쓰던 물건들과 각종 제주도 특유의 민속품 등이 그득하다. 그뿐만 아니다. 박물관 뜰에는 지난 세월 제주인들이 민간신앙으로 모셔오던 돌하르방 모양의 많은 '무신궁'을 모아 놓았다. 제주 특유의 돌인 현무암 재질의 이 무신궁들은 참으로 오묘한 갖가지 얼굴 모습을 가지고 있어 신비스럽지만 시대의 뒤꼍에 버려져 박물관 뜰 한편에서 이끼 낀 채 지나온 세월의 장구함만을 말없이 대변하고 있다. 이 돌무덤 곁에서 청춘을 불사르고도 아직도 모자란 열정으로 박물관을 지키는 진성기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인생을 불태워야 하는가를 되묻게 된다.
그런가 하면 사진작가로 제주도에서 20년을 살다 루게릭병으로 쓰러진 고 김영갑 씨는 아무도 해놓지 못한 제주도의 자연을 렌즈에 담았다. 지금은 중산간도로, 고압전주탑 등으로 어긋나 다시는 찾지 못할 오름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아 놓았음은 물론 폐교를 활용해 '김영갑갤러리두모악'(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을 훌륭하게 꾸몄다. 그곳에서 비디오로 그의 삶을 엿본 나는 그의 치열한 삶에 오열을 터뜨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손가락에 힘이 없어 셔터를 누를 수 없을 때까지 자연의 아름다움 담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갔어도 '김영갑갤러리두모악'에서 다시 찬란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그를 뒤로하고 걸어나오는 폐교 갤러리 모퉁이에서 불던 제주의 바람은 그의 손길이요, 음성 같았다.
진성기, 김영갑! 이들의 삶을 보며 나 자신 역시 지나온 삶을 뒤돌아 본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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