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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칼럼 / 박인환 거리

2009년 10월 13일(화) 16:44 [인제신문]

 

↑↑ 최용건 논설위원

ⓒ 인제신문


인생의 신산한 멋을 아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을은 다른 어느 계절보다 아름다운 계절이다. 가을의 정조가 기본적으로 초목들의 조락과 단풍과 낙엽을 지켜보아야하는 애상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있어 전국에서 가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인제인의 한 사람으로 이즈음 짐짓 신산했던 지난날의 추억에 잠기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이 처럼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전환될 때면 시인이 아니더라도 절로 우리들의 가슴 속에는 박인환의 시 한 구절쯤이 가슴 속에서 맴돌곤 한다.
지난 10일에는 하늘 내린센터에서 박인환을 주제로 한 연극 공연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제 1회 박인환 시인상 수상식이 있었고 박인환 거리 초입에서는 박인환 시비와 음각 부조상 제막식이 있었다. 그리고 어둠이 내리면서 산촌박물관 야외 공연장에서는 시인들의 자작 시 낭송회도 있었다.
그 어느 해보다 박인환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향토적이면서도 전국적인 칼라의 문화제 행사였는지 행사를 둘러보는 내내 오랜만에 박인환의 고장에 살고 있는 주민으로서 뿌듯한 행복감에 젖을 수 있었다.
우선 이제까지와는 다른 참신한 변화로서 목공예박물관과 산촌박물관 사이에 조성된 박인환 거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초창기라 시설이나 내용면에 있어 많이 빈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읍내에 명소가 하나 탄생했다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뉴스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들어서게 될 박인환 생가 복원작업과 병행하여 박인환 거리를 좀 더 보강해 나간다면 지역민의 긍지 함양과 함께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는 데도 크게 기여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춘천에는 김유정이 있고 평창에는 이효석이 있고 양구에는 박수근이 있다. 그처럼 우리에게는 국민 시인 박인환이 있다. 앞으로 모든 문화 예술 행정을 가급적이면 박인환 콘셉트에 맞추어 펼쳐 나가다보면 머지않은 장래에 인제가 역동적인 젊음의 명소에 이어 신산한 삶을 살아온 중년들의 추억의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인환 문학제 행사의 일환으로 문인이 아닌 일반인 대상의 박인환 시 낭송 대회라든지, 박인환 가요 부르기 대회 등을 곁들여 구상을 해본다면 좀 더 풍요로운 추억을 선사할 수 있는 박인환 문학제 행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번 행사를 둘러보면서 비록 빈약한 예산이지만 행사를 알차게 치르려 고심한 흔적이 구석구석 엿보여 인제문학인들이 박인환 행사를 위하여 기울인 열정이 얼마나 지대했을 것인가 하는 점을 짐작케 하며 아울러 뒤에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 인제 문화원과 군청 관계자여러분에게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심심한 감사의 뜻을 표한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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