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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해 희생했는데”…인제군, 정부 인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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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의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일본말 찌꺼기 <54>

고무다라이

2010년 09월 20일(월) 10:52 [인제신문]

 

↑↑ 이윤옥 칼럼위원(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 인제신문


고무다라이를 사려고 합니다. 판매하는 곳 좀 알려주세요. 사이즈는 많이 컸으면 좋겠어요.
어머니를 목욕시킬 수 있는 큰 것이면 좋겠어요.

이제 세상은 바야흐로 인터넷이 없으면 살기 어려운 시대이다. 별의별 것이 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 사람을 목욕 시킬 만한 큰 고무다라이를 구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혹시 이 글을 올린 사람은 욕조 없는 집에 살거나 어머니의 거동이 몹시 안 좋은 모양이다. 어른이 통째로 들어가는 커다란 ‘고무다라이’는 ‘고무’와 ‘다라이’의 합성어이다. 이런 고무다라이는 집집마다 한 두 개씩은 가지고 있을 법하다. 어렸을 때 시골집 마당가 한켠의 펌프 물받이용으로는 거의 고무다라이가 쓰였다.

얼지도 않고 좀처럼 깨지지도 않는 붉은 빛을 띄던 고무다라이는 마당있던 집을 허물고 아파트를 짓기 시작하면서 하나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부엌 씽크대 꼭지에서 수돗물이 줄줄 나오고 화장실엔 커다란 욕조와 세면대가 붙박이로 설치되어 있어 더 이상 고무다라이는 그 옛날의 명성을 찾기 어렵다. 명성은 커녕 꼭 필요한 경우에도 어디서 파는지를 모를 만큼 세상이 바뀌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다라이’를 설명하기를, 다라이(<일>tarai[盥]):금속이나 경질 비닐 따위로 만든,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둥글넓적한 그릇. ‘대야01’, ‘큰 대야’, ‘함지01’, ‘함지박’으로 순화.하라고 되어있다. ‘대야’나 ‘함지박’이란 말이 정겹다. 좋은 우리말이 이렇게 있었으면서 우리는 습관처럼 ‘다라이’란 일본말을 써왔다.

그렇다면 일본의 ‘다라이’ 역사는 얼마나 될까? 먼저 ‘다라이’란 말의 유래가 재미나다.
일본국어대사전에는、‘다라이’란 말의 유래를 ‘손을 씻다’라는 ‘데아라이(手洗い)’의 와전으로 보고 있다. 다시말해 ‘데아라이’가 ‘다라이’가 된 것으로 원뜻은 ‘손을 씻다’라는 말이다. 이렇게 손 씻는 용 그릇은 2차세계대전후에는 알루미늄으로 만들거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일본에는 ‘손씻기 용 그릇’인 다라이가 있기 전에 오케(桶)라는 나무통이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오케’는 다라이보다 약간 깊숙한 함지박 같은 것으로 예전엔 일본여성들의 혼수품이었다. ‘오케’는 출산 후에 아기 목욕을 시키거나 부엌에 먹을 물을 저장하거나 설거지통, 빨래하는 그릇, 세숫대야 등등 그 용도는 무궁무진하였다. 그러나 집안에 수돗물 등장으로 물을 받아쓰던 ‘오케’는 점점 사라지고 ‘손 씻는 그릇’인 다라이로 대신하게 된데 반해 한국에서는 세숫대야와 ‘다라이’를 구분하여 쓰고 있는 느낌이다. ‘고무다라이’라면 일본말로는
'고무세숫대야'지만 한국에서는 거동이 어려운 늙으신 어머니를 목욕시킬 큰 그릇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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