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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의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일본말 찌꺼기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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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성 같은 여성들이 구혼장에 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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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05일(화) 11:08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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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윤옥 칼럼위원(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 ⓒ 인제신문 | |
1962년 3월 2일자 동아일보에는 재미난 기사가 하나있다. 사연인즉슨 52살의 이차손이라는 남자가 아르헨티나 이민 20년 만에 자수성가하여 부자가 되었으나 부인인 아르헨티나 여성과 사별하게 되자 동아일보에 고국의 참한 여성을 신부로 맞이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 편지를 기사로 내보내기가 무섭게 전국의 기라성 같은 여성들이 구혼을 해왔는데 무료 93명의 여성이 응모했다고 한다. 처녀부터 유부녀도 있었으며 동기로는 외로워서, 일거리가 없어서, 외국생활이 좋아보여서.. 등등으로 소개하고 있다.
음...지금은 외국으로 시집가려는 여성들이 줄어들었지만 혹시 돈 많은 남자의 구혼장이 기사로 뜬다면 또 1963년 쪽이 날지는 모르겠다. 반면 한국인 남자에게 시집오는 외국인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이 그만큼 살기 좋은 나라이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신문 기사에도 ‘기라성 같은 여성’들이 구혼에 응모했다는 말이 있는데 흔히 듣고 쓰는 말이다. 무슨 뜻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기라성(綺羅星):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이라는 뜻으로, 신분이 높거나 권력이나 명예 따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빛나는 별’로 순화. 라고 되어 있다. 국어사전에서 ‘순화’하라는 것은 일본말이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일본말’이라는 표시를 해두면 좋을 텐데 일언반구 말이 없이 ‘순화’하라고만 되어 있다. 문제는 순화하라고 한 ‘빛나는 별’이라는 말이 제대로 번역된 말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어사전 지시대로 좀 전의 동아일보 기사를 바꿔보자. ‘빛나는 별과 같은 여성들이 구혼에 응했다’라고 하면 어울릴 말인가? 이는 단순히 일본말 기라성을 별로 본 넌센스에 불과하다. 자연스런 우리말로 바꾼다면 ‘쟁쟁한’으로 바꾸는 게 옳다. 또는 ‘한다하는’ 도 좋다.
그럼 왜 국어사전에서는 기라성을 별과 같은 존재로 설명 해놓은 걸까?
그 답은 일본국어대사전에 있다. <大辞泉>에 보면, 綺羅星(きらぼし):きらきらと光り輝く無数の星。地位の高い人や明るいものが多く並ぶようすのたとえ。라고 되어 있는데
번역은 국어사전이 베껴놓았으므로 생략한다. ‘기라보시(기라성)’는 일본말 기라기라(きらきら)말에서 생긴 말이다. ‘기라기라’는 ‘반짝반짝’이라는 뜻으로 한자
‘기라, 綺羅’는 의미가 없는 글자이며 단지 소리만 취한 것에다가 별 ‘성(星)’자만 붙인 것이다.
소리를 취하려고 붙인 일본한자를 들여다가 ‘빛나는 별’로 순화하라는 코미디를 그만하고 대한민국 최고 국어기관인 국립국어원은 ‘쟁쟁한’ ‘한다하는’ 같은 제대로된 순화어를 가르쳐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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