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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칼럼 / 인제의 정체성과 배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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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12일(화) 13:18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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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최용건 주필 | ⓒ 인제신문 | |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역간 거리가 좁아졌다. 게다가 인터넷이라고 하는 첨단 통신수단의 등장으로 시간개념마저 축소되었다. 더불어 때는 수작업에 의한 아날로그적 시대가 아닌 압축된 수리적 판단을 요하는 디지털 방식의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급변하는 환경과 다양한 정보의 습득 그리고 습득한 정보를 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능력이 없으면 경쟁의 대열에서 낙오되기 마련이다.
두 말할 것 없이 디지털 시대의 중심엔 지도자가 있다. 디지털적 사고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지역 리더인 군수다. 이는 곧 군수의 사고에 변화가 없다면 지역 발전에도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라고 하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솔직히 지난 군수와 현 군수의 군정운영 패턴에 다름이 없다면 무엇 때문에 우리가 바쁜 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가며 투표행사를 치렀겠는가? 우리들의 희망찬 미래를 선택하기 위해 새벽같이 눈을 비비고 투표장으로 달려가 투표를 한 것이다.
진정한 소통과 화합을 위해 군수는 편향된 시각을 갖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네 편, 내편을 가르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군수라는 자리는 네편 내편을 가르라는 자리가 아닌 네편 내 편을 가리지 말라고 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군수는 군정운영에 있어 조화로운 시각과 판단을 갖추기 위해 급변하는 환경과 늘어나는 다양한 정보를 폭 넓게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항상 되어 있어야만 한다.
내편 네편 가리지 말아야
그간 빠른 세월과 함께 풍속도도 변해 우리나라도 이제는 더 이상 단일민족이란 말을 내세우기가 부적절할 정도로 세상물정이 많이 변했다. 근래 들어 다문화가정이란 집단이 많이 생겨난 것이다. 필리핀에서 왔지만 그들은 더 이상 필리핀인이 아니고 한국 사람이다.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왔지만 그들 역시 더 이상 타국인이 아닌 우리들과 호흡을 같이하고 이마를 맞대어 이 사회를 발전시켜나가야 할 같은 구성원이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이라고 하는 국가적 상황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인제라고 하는 좁은 지역 내에서도 역시 동일하게 적용된다. 어느 지방의회에서는 이미 다문화 가정출신의 여자가 시의원으로 선출된 경우까지 있다.
올 9월 이래 관내에서만도 다문화 가정이 150여가구를 넘어섰다고 한다. 예전과는 달리 이젠 그들의 존재가 별 흥밋거리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지역 인구분포의 변화는 근래 들어 급속히 달라지고 있는데, 농경사회였던 5-60년대 이래 70년대를 거치면서 도시 산업화와 함께 농촌인구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인제의 경우만으로 놓고 볼 때도 전체 지역민의 30%정도만이 농업가구로 남아 있는 실정이라고 하니 이와 같은 농업인구의 급감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지리란 예상이다. 그동안 인제지킴이로 고향에 남아 농사를 짓던 노령인구는 점차 세상을 떠나 사라지고 일자리가 없는 젊은 층들은 꿈을 쫓아 도시로 빠져 나간다. 당연히 그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타 지역으로부터 이주해온 사람들이 메우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니 과연 3대에 걸쳐 인제에 뿌리를 박고 살고 있는 원 토박이는 몇 %나 될까?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이기순 군수는취임후, 인제신문과의 첫 대담 때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살고 있는 전입주민들이 인제서 생활하시는 데는 인제지역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말아야 함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에 대해 필자를 비롯 이를 우려 하는 지역 주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군수의 발언을 요점만 추려 다시 이해를 해보자면 "외지인들은 인제의 정체성을 훼손하면 않된다."라는 것이다. 이어서 연상되는 개념은 같은 인제사람이라도 소위 '토박이 인제사람'과 '이주해온 인제사람'들과는 인제를 위한 역할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주해온 인제사람'들은 그 차이를 넘어서려 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군수는 유감스럽게도 토박이와 이주해온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던 경계선을 분명하게 그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거주이전의 자유가 허용되는 자유민주 국가이긴 하지만 때로는 특정지역에서의 배타성 때문에 꿈에 그리던 삶을 접고 되돌아가는 경우를 우리는 왕왕 볼 수가 있다. 필자는 이제껏 인제에 살면서 우리지역이 그런 지역의 한 곳이라고 생각해 오진 않았으며 항차 상상조차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인제의 정체성 누가 훼손하나
얘기가 이쯤 되고 보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이 과연 이 군수가 의미하는 변질되어서는 안 되는 인제의 정체성이란 무엇을 말함인가 하는 것이다. 필자의 이해로는 보통 인제인의 정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의미로서의 정체성은 아마도 '자연성', '청정성', '은일성', '역동성', '순후성'쯤이 되지 않을까 한다. 위에 열거한 사항들이 이 군수의 인식과 과히 다르지 않다면 오히려 개발을 통해 그 정체성을 훼손하려는 측은 '토박이 인제인'들이고 수호하려는 측은 '이주해온 인제인'들이 아닐까 한다. 얘기가 이쯤 되고 보면 이주해온 인제인들이 인제의 정체성을 훼손시킬 것이라는 이 군수의 우려는 대단히 잘못된 현실 인식으로부터 기인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쉬운 예로 이주민들 중에 인제를 서울의 어디쯤으로 알고 내려온 사람은 없을 것이며 인제를 속초나 홍천이나 양양쯤으로 잘 못 알고 주소를 옮긴 사람들도 물론 없을 것이다. 당연히 그들은 인제의 정체성이 좋아 내려온 사람들로서 그런 점을 보아서라도 인제의 정체성을 훼손할 우려가 없는 사람들이라 단정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군수의 지난 대담 때와 같은 발언은 인제의 정체성을 찾아 주소를 옮겨 온 인제인을 진정한 인제인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는 군수의 속내를 드러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미 4차선도로가 뚫렸고 몇 년 후면 다시 고속도로가 뚫려 서울서 인제까지 1시간 반 남짓이면 오갈 수 있는 거리 내에서 살아가고 있는 마당에 마치 30년전에나 있을 수 있는 배타적인 시각을, 그 것도 지역의 수장인 군수가 은연중 지니고 있다고 하는 사실은 인제를 사랑하는 많은 지역사람들로 하여금 실망을 갖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자고로 단체장은 관내에 주소를 두고 정착한 사람들이라면 다 같은 온도로 품을 넓은 도량을 지녀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토착민과 이주민이 함께 조화를 이룰 때 인제는 인제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유지한 채 희망이 있는 미래의 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으리란 것이다. 특히 관광 사업을 절대적 목표로 하여 삶의 활로를 찾겠다고 하는 인제인들의 입장이라면 이주민들이라던가, 외래인들에 대한 배타적인 사고에 젖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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