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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의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일본말 찌꺼기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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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10분전 친절 <복창>으로 하루를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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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26일(월) 11:09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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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윤옥 칼럼위원(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 ⓒ 인제신문 | |
고양시 일산동구(구청장 임용규) 시민과 직원들이 근무시간 10분전 친절 <복창>으로 하루를 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반갑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등 친절용어를 <복창>하며 시작하는 이 시간을 통해 피곤하고 짜증날 수 있는 요인을 미리 제거하고 고객응대 태도를 미리 점검해 민원인들에게 친절한 구청의 이미지를 심겠다는 각오다. 친절한 인사법, 전화응대요령, 불만민원 대응방법, 동료직원과 인사나누기, 활기차게 웃기 등을 내용으로 ‘안으로는 신바람 나는 직장을, 밖으로는 친절이 넘치는 구청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활동 첫날인 지난 2일, 직원들은 밝은 목소리로 함께 <복창>하며 하루를 시작하니 기분도 좋아지고 마음도 새로워진다고 전하는 등 직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자유로 포럼 2010.3.4-
복창이란 낱말을 검색창에 쳐 넣으니 출근한 공무원들의 <복창>사진이 크게 소개되고 있다. 구청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하여 친절 연습을 하는 공무원들 모습이 신선하다.그러고 보니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복창문화’가 자리잡아 가는 것 같다. 얼마전 일이다. 돈암동 길로 기억하는데 아침 일찍 일이 있어 이곳을 지나다가 재미난 풍경과 만났다. 10여 명쯤 됨직한 젊은이들이 한사람 지나 갈 공간만 남긴 채 인도를 메우고 서서 체조를 하는가 했더니 ‘복창’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안녕하십니까? 친절히 모시겠습니다” 동네가 떠내려 갈 듯한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젊은 미용실 직원들이었다. 미용실도 대형화되다보니 직원이 많은 모양이다. 모두 나와서 체조 겸 ‘친절 복창’을 하는 모습이 신선하기도했지만 낯설기도 했다. 일본에서 가끔 보았던 기억이다.
한사람이 앞장서서 말을 하면 다른사람들이 따라서 하는 것을 ‘복창’으로 알고있다. 정말 그런지 국어사전을 보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복창(復唱) :남의 말을 그대로 받아서 다시 욈. 으로 나와있다. 그런데 이 말은 어디서 나온 말일까? 일본국어대사전<大辞泉>을 보면 , ふく‐しょう【復唱/復誦】,1 何度も唱えること。繰り返して読むこと。「―して記憶する」2 確認のために、言われたことを繰り返して言うこと。「伝言を―する」번역하면, ‘후쿠쇼우’ 여러 번 외치는 것, 확인을 위해 질문 받은 말을 반복하여 말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네이버> 예문에 다음과 같은 것을 보면 쉽게 ‘복창’이 무엇인지 이해 갈 것이다.
“문득, 오래전..,지금으로 부터 4, 50년전 쯤 일입니다. 욕이라고는 입 밖에 내어 보지도 못한 오라버니가 군입대를 했는데 '나는 개새끼다 세 번 복창한다 실시!' 더크게 더크게 더크게~' 수도 없이 나는 개새끼다를 ‘복창’하며 명령에 복종하는 일은 차라리 고통이었다' 라고 회상했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있자니 티브이화면을 보는 느낌이다. 군대에서 주로 ‘복창’이란 말이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말은 이미 조선시대에도 쓰이던 말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모두 4번이 나오는데 지금 우리들이 생각하는 ‘복창’과는 전혀 다르게 쓰이고 있다. 4번 중 1개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고종 39권, 36년(1899 기해 / 대한 광무(光武) 3년) 10월 4일(양력) 1번째기사
아, 저 김병휴(金炳休) 등은 종통(宗統)을 옮기도록 사안이 결정되어 바로잡힌 지 19년이 지나서 다시 <제창>하여 멋대로 글을 올렸으니, 사체로 헤아려 보건대 너무도 놀랍습니다.
噫! 彼金炳休等, <復唱>移宗之說於斷案歸正十九年之後, 肆然投章, 揆以事體, 萬萬駭然
여기서 복창은 ‘제창’으로 국역되어 있다. 결론으로 정리해보면, 조선시대에도 ‘복창(復唱)’은 있었으나 그 뜻은 ‘주창,제창’ 과 같은 뜻으로 임금에게 자신의 의견을 알릴 때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국어사전풀이는 ‘일본식 복창’을 풀이 해 놓은 것으로 "‘나는 개새끼다.' 를 세 번 복창했다" 같은 경우에 쓰인다.
아마도 일본군국주의 시절 일본 병사들이 쓰던 말이 조선에 들어와 본래의 ‘복창, 復唱’ 과는 다르게 쓰인 듯하다. 이것은“혜존,(惠存)’과 같이 원래 뜻을 잃고 일본식으로 쓰여 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혜존은 책을 쓴 저자가 남에게 책을 줄때 받는 사람이름 끝에 고상(?)하게 보이려고 쓰는 말인 줄 알지만 실은 조선시대부터 있던 말로 원래 본뜻은 책을 받은 사람이 ’은혜로운 책을 주셔서 잘 보존하겠다’ 라는 뜻으로 쓰였던 것임의 잘못과 같다.
‘복창’은 어쨌거나 군사문화와 가까운 말이다. 어진 '선비문화’ 사람들은 이런 ‘복창’을 시키지 않는다. 자식이 잘 못했으면 자식에게 ‘복창’같은 구호를 주둥이로 읊게하는 게 아니라 부모스스로 자식교육이 부족했음을 탓하는 게 우리정서이다. 엄한 스승은 제자들 앞에서 자신에게 회초리를 사납게 휘둘렀지 ‘예, 충성하겠습니다’ , ‘예 알겠습니다’ 같은 말을 ‘복창’ 시켰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입에서만 맴도는 ‘복창’은 그래서 오래가지 못한다.
쓸데없는 ‘복창’문화는 말과 함께 청산하고 조용한 가운데 뜻을 세우고 실천하는 ‘선비’문화를 꽃피우는 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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