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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해 희생했는데”…인제군, 정부 인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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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의 후시미이나리대사와 한반도인

이윤옥.김영조의 '일본 속의 한국문화 톺아보기' <29>

2010년 04월 26일(월) 11:16 [인제신문]

 

↑↑ 후시미이나리대사의 명물 센봉도리이는(千本鳥居) 천개를 뜻하지만 실제로는 만여 개의 크고 작은 도리이가 있다.

ⓒ 인제신문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오이나리상(お稲荷さん)이라고 알려진 교토 후시미이나리대사(伏見稲荷大社)는 전국에 4만 개 이상 있는 이나리신사(稲荷神社)의 총본사이다. 일반적으로 ‘상업번창의 신’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 이나리신사에서는 오곡의 풍요를 뜻하는 ‘농업의 신’으로
모신다. 일본에 있는 8만여 개의 신사 중 절반을 차지하는 이나리신사는 일본 땅 어디를 가나 쉽게 만나는 신사이며 교토의 후시미이나리대사는 이 신사의 우두머리 격이다.

후시미이나리대사 면적 27만 평으로 부지 면적만도 압도적인데다가 해발 233미터의 이나리산(稲荷山) 산 정상까지 가는 길에는 만여 개의 붉은 도리이가 만리장성 모양 끝없이 길게 늘어서서 장관을 이룬다. 도리이 터널을 2시간여 올라가야 정상에 이르므로 바쁘거나 힘에 부치는 사람들은 도중하차하는 사람이 많다. 도리이(鳥居)는 신사로 들어가는 성스런 문이다. 바라는 일이 모두 통한다는 일본말 도오루(通る)의 뜻에서 도리이를 신사에 바치는 습관이 에도시대(江戸時代)부터 있었는데 지금 후시미이나리대사의 명물이 되고 있으니 시대를 초월한 일본인들의 간절한 바람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일본 속의 한국문화 답사회원들이 이곳을 찾았을 때는 한여름 내리꽂히는 뜨거운 태양이 한풀 꺾인 오후 시간이었다.

회원들은 오전에 찜통더위 속에서 기온마츠리를 보느라 모두가 기진맥진 상태였다. 그래서 마츠리 행렬이 끝나자마자 찾아들어 간 곳이 냉방 잘된 커피숍이다. 에어컨 바람만 쏘여도 숨통이 트였다. 우리는 시원한 냉커피를 시켜놓고 바로 전에 눈앞에 펼쳐지던 마츠리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연일 계속 되는 강행군에 지친 휴식은 길어졌다. 일부 회원들은 더위라도 먹은 듯 숙소 행을 주장했으나 우리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넓디넓은 교토를 다 둘러보려면 긴 휴식을 줄 일 수밖에 없었다. 태양이 머리 위를 비껴 서쪽으로 기울어 갈 무렵 우리는 후시미이나리대사에 도착했다. 이런 시간이면 초가집 뒤란에 소녀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손톱에 빠알간 봉숭아 물을 들일 시간이라고 여성 회원은 후시미이나리대사의 붉은 도리이를 보며 입을 열었다. 또 다른 회원은 아까징끼(머큐로크롬을 예전에는 그렇게 불렀는데 아까는 붉다의 일본말이고 징끼는 요도딩크의 일본 발음이다)가 생각난다고 했다. 신사(神社)의 나라에서 붉은 도리이를 보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그것이 길고긴 터널을 이룰 만큼 많이 세워 놓은 곳은 드문 일이다. 회원들은 저마다 붉은 터널 센봉도리이를 걸으며 떠오르는 느낌들을 주고받느라 바쁘다.

↑↑ 우리나라 절의 기와 불사를 연상케 하는 도리이 기둥에는 기부자의 이름과 주소가 쓰여있으며 후시미이나리에 바친 크고 작은 도리이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 인제신문


만여 개의 크고 작은 도리이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일본 신사(神社)문화에 익숙지 않은 이방인 눈에는 그저 신기한 장관에 불과하지만 신앙심으로 찾은 참배객들에게는 하나의 커다란 위안일지 모른다. 혹시 이 붉은 기둥들은 천 갈래 만 갈래 일상 삶에서 벌어지는 온갖 고통과 고민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후시미이나리대사 누리집에는 인간세상에서 겪을 법한 온갖 소원성취를 다 이뤄 줄 것 같은 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상업번창(商売繁昌), 가내안전(家内安全), 교통안전(交通安全), 액막이(厄除), 개운초복(開運招福), 입시합격(入試合格), 학업성취(学業成就), 대어만족(大漁満足), 해상안전(海上安全), 좋은인연(良縁), 소원성취(心願成就), 하츠미야(출산후 첫 신사참배, 初宮) 여행안전(旅行安全), 안산(安産), 아이점지(子授), 질병치료(病気平癒), 시치고상( 어린아이가 7.5.3살 때 신사참배 시키는 것, 七五三)등등... 이 신사에서 빌어준다는 내용을 하나하나씩 훑어보고 있노라니 마치 백화점 같다. 과연 이렇게 많은 소원이 이뤄질 수 있을까? 그러나 후시미이나리대사는 답한다. ‘소원’을 적어 내면 ‘밝고 행복한 날이 되도록 꼭 기도해주겠다.”라고 말이다. 24시간 언제든지 와서 닥쳐올 화를 예방하고 이미 벌어진 불행은 털어내게끔 신사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연일 많이 몰려오는 것일까? 연중무휴인 신사 경내는 기도 접수하는 사람, 부적을 사는 사람, 구경 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 접수된 참배자의 기도를 해주는 신관, 액막이 행사, 부적판매처,여우모양의 부적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 인제신문


이나리신사의 총본사인 교토 후시미이나리대사는 이나리신앙의 중심지로 풍요로운 농업을 기원하는 농경신앙의 원류이다. 이나리는 ‘伊奈利’ 또는 ‘稲荷’라는 한자를 쓰며 그 뜻은 <일본대백과전서, 日本大百科全書, 小学館>에 보면 교토시 후시미구(伏見区) 히가시야마 (東山) 산지의 남쪽 지역을 말한다고 나와 있다. 그런가 하면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 보면 ‘이나리’는 ‘이나나리,いななり, 稲生 ’가 줄어서 된 말로 이는 오곡을 관장하는 식물의 신으로 우카노미타마노가미(倉稲魂神)를 제사하는 신사 곧 이나리신사라는 풀이가 있다. 정리하면 교토 후시미에 있는 땅이름 ‘이나리’와 ‘곡물의 신 ’이나리’의 뜻을 품고 있는 말이 ‘이나리’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본의 풀이이며 일본말 ‘이나리’는 한국말 나락에서 간 말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전라도 말에 벼를 “나락”이라고 하는데 나락-나라-(이)나리 형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나락’은 벼 곧 논농사를 가리킨다. 과거 농경시대에 농사의 신을 모시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며 이를 입증하듯 일본에서는 니이나메노마츠리(新嘗祭, 니이나메사이, 신죠사이라고도 함) 라고 해서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궁중 제례가 있다. 이는 벼 수확에 감사하고 이듬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천황이 햇곡식을 천신과 지신에게 바쳐 그 은덕을 기리는 제례행사이다. 제례 장소는 궁중 외에 이세 신궁(伊勢神宮)이나 이즈모대신사(出雲大神社)에서도 행해지며 명치(明治時代) 이후에는 매년 양력 11월 23일에 제사를 지내며 이는 벼농사를 예부터 중시해오고 있음을 알게 하는 행사이다.

↑↑ 교토의 막강한 호족 진이여구(秦伊呂巨, 하타노이로구)가 나무를 향해 화살연습을 하는데 갑자기 흰 새가 날아가서 쫓아가 보니 벼 이삭이 자라고 있어 이 자리에 신사를 지었다는 유래를 그림으로 그려 놓은 후시미이나리대사 누리집의 만화.

ⓒ 인제신문


한편, 후시미이나리대사가 세워진 유래에 대한 재미난 설화가 있는데 야마시로국 풍토기 <山城国風土記逸文伊奈利社条>에 보면, 서기 711년(和銅4年)에 일본 전역이 가물어 흉년으로 먹을 것이 없게 되자 조정에서는 점술가를 시켜 명산대첩에 기도를 시켜 본즉 야마시로국(山背国, 또는 山城国이라고 쓰며 지금의 교토) 이나리산(稲荷山)에서 대신(大神)을 제사 지내면 풍년을 기원 할 수 있다는 계시를 받아 이 자리에 후시미이나리대사를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후시미이나리대사를 세운 한반도 출신 하타씨(秦中家忌寸)의 조상인 하타이로구(秦伊呂巨)가 어느 날 떡 반죽을 해서 화살 표적으로 만들어 활 연습을 하러 나갔다가 화살을 쏘자 떡 반죽에서 한 마리 흰 새가 푸드득 날아가서 이상하게 여기고 쫓아가 보니 그곳에 벼 이삭이 자라고 있어 이곳을 신의 계시장소로 여기고 이곳에 후시미이나리대사를 세웠다는 설화도 전해지고 있다. 이 두 설화에서 공통점은 벼농사의 흉년을 벗어나기 위한 제사와 벼 이삭이 자라는 곳에 대한 계시를 들 수 있는데, 이는 농경민족이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식량을 암시하는 것으로 후시미이나리대사는 예부터 ‘농경신’을 모시는 신사로 출발하고 있음을 알리는 대목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후시미이나리대사를 세운 사람들이 신라계 도래인 하타(秦)씨라는 사실이다.

<계속>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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