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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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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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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3월 08일(화) 00:01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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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송남 논설위원 | ⓒ 인제신문 | |
사람들은 남을 무시하기 일쑤이고 비웃기를 즐겨한다. 지체가 약간 높아도 낮은 사람을 무시하고 자기보다 조금만 못 났다고 여겨지면 비웃으며 자신의 위안으로 삼는다. 이런 세상에 대중 속에 파묻혀 평범하게 사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처세가 여간 어렵지 않다. 더구나 가십꺼리가 되는 것도 서러운데 미운오리새끼 취급당하면 헤쳐 나가기가 더욱 힘들게 된다.
유난히 크고 보기 싫게 태어난 오리새끼 한 마리가 다른 오리들에게 구박을 받다가 키워주던 농가를 뛰쳐나갔다. 숲속의 새들도 상대해 주지 않았다. 그러다 어떤 할머니네 집에 들어가 살게 되지만 그 집에서도 고양이와 닭이 못살게 구는 바람에 또 집을 나와 거리를 방황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얼음이 풀리고 봄이 왔을 때, 오리새끼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공중을 날 수 있게 된다. 오리새끼는 사실은 훌륭한 백조의 새끼였다. 자신이 처한 괴롭고 슬픈 시절을 꿋꿋하게 견뎌내 백조로써 삶을 살아가게 된다. 흔히 말하는 해피엔딩이다.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였으니까 망정이지 진짜 오리새끼였다면 오리의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부모는 낳는 것보다 키우는 의무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은 자식 낳는 것을 망설인다. 남들 다 하는 것 못해주고, 자식 기죽어 있는 모습 보느니 차라리 안 낳고 말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예쁜 드레스입고 바이오린 연주하는 모습 부러운 눈으로 봐야하고, 피아노 앞에 앉아 우아한 모습으로 건반을 두들기는 춤추듯 미끄러지는 백옥같이 고운 손을 태연한척 봐야하는 자식의 입장을 부모는 떠올리게 될 것이다.
언감생심 3~4백만 원짜리 사교육은 고사하고 15만 원짜리 학원에도 못 보내면 미운오리새끼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 한일이다.
현실이 그런데 50만원 주던 거 20만원 더 얹어 70만원 줄 테니 아이 하나 더 낳으라 관련 조례를 뜯어고치겠다면 누가 납득 하겠는가. 며칠 전 식사하는 자리에서 우연히 출산장려금 얘기가 나왔다. 셋째는 최소한 3000만원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 정도는 되어야 폭등하는 전세금에 보텔 생각으로 하나쯤 더 낳아볼까! 고민은 해 보지 않겠느냐고 하는 것이 중론이었다.
요즈음 각 지자체가 앞 다투어 출산장려금 조례를 제정하고 인구 늘리기를 시도하는 모양이다. 우리의 실정은 제정자립도가 20%도 밑도는 입장에서 3000만원은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러니 낳으라고 권장하는 쪽이나 하나는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망설이는 쪽이나 모두가 안타깝게도 머릿속 계산으로 풀려고 한다. 인생은 계산으로 사는 것이 아닌데 하나 같이 계산속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본능적인 목표는 종족번식이다. 참뜻은 그게 아니겠지만 돈을 주면서 아이를 낳으라고 회유하는 것은 생명윤리와 도덕성에 흥정하는 모습으로 비쳐져 무위자연의 본래 모습이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출산이나 인구증가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이루지기 어렵다.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주며 달래는 것은 세살 먹은 아이게만 통한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행정은 소득 없는 예산의 낭비인 것이다. 이장폐천(以掌蔽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牛 甫 임인규가 쓴 우물 안 개구리라는 시 가있다.
천길 우물 속에/ 홀로 남겨진 개구리
기어오를 수도/ 뛰어 넘을 수도 없는 현실
외로워서 울었습니다./ 서글퍼서 울었습니다.
개구리인 것이 원망스러웠습니다./ 날개 있는 새가 부러웠습니다.
하늘은 겨우 우물 만하게 비추고/ 비도 겨우 우물만큼만 내립니다.
저주 받았다고 울었습니다./ 자기 자신이 미웠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알았습니다./ 천길 우물이니 뱀 기어 내려올 일 없고
조그만 우물이니 사람 손 탈 염려 없고/ 생각이 바뀌니 모든 게 천국입니다.
외로우면 구름을 그리면 되고/ 쓸쓸하면 빗방울 따라 노래합니다.
아득하고 조용한 자유/ 우물 안이라 누릴 수 있습니다.
행복이란 밖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마음먹기 달렸다고
우물 안 개구리는 그렇게 살아갑니다./ 아무 간섭도 없는 우물 안에서..
어느 부모가 자식 낳아 우물 안 개구리로 키우려 하겠는가. 자신이 우물 안이 행복하고 좋다고 우기는 것은 불행한 모습을 남에게 보이기 싫은 자기기만인 것이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끝까지 우기면 아마도 부모는 속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
세상이 그렇지가 않다. 아침에 돋아나는 버섯은 하루를 모르고 매미는 봄과 가을을 모른다. 1년이 사계절이라는 것 모르는 사람 없이 다 아는데 혼자만 모르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부모도 태어난 자식도 세상을 활개 치며 살기를 원한다. 대롱구멍으로 하늘을 보고 하늘을 봤다고 말하지 말자. 두 눈으로 넓은 하늘을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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