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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의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일본말 찌꺼기 <82>

손수 아이들 <간식> 만들어 주기

2011년 04월 13일(수) 08:54 [인제신문]

 

↑↑ 이윤옥 칼럼위원(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 인제신문



최근 집에서 직접 과자나 빵을 만들어 먹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 손수 아이들 간식거리를 만들어 주려는 엄마들이 늘면서 맛도 있고 건강에도 좋은 간식을 고민하는 주부들이 많다. 이때 우유와 홍삼즙을 넣어 만든 웰빙 영양빵이 안성맞춤. 특히 홍삼은 면역력 개선과 피로회복, 비만 및 고지혈증 예방 등에 많은 효과가 있어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좋다.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을 위해 두뇌에 좋은 웰빙 영양빵은 포만감을 쉽게 느끼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어느 여기자 수첩에서-

여성잡지나 인터넷(누리집)에는 간식 등 먹거리에 관한 기사가 많이 뜬다. 간식이란 말은 일본말 간쇼쿠에서 온 말이다. 여기자는 우리의 예쁜 말 ‘새참’이란 말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간식 : 끼니와 끼니 사이에 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 ‘곁두리’, ‘군음식’, ‘새참02’ 으로 순화하라고 되어 있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 에는, ‘かん‐しょく【間食】 :きまった食事と食事との間に物を食べること。あいだぐい。’ 번역하면, ‘간쇼쿠, 정해진 식사와 식사 사이에 무엇인가를 먹는 것’으로 나온다. 우리네 새참에 해당하는 말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새참을 뜻하는 말은 ‘주물’이라 썼다. 중종실록 52권, 20년(1525)에 ‘(왕)이 정원(政院)에 전교하기를 “세전(歲前)·세후(歲後) 3일은 다 경연(經筵)에 나아가지 않으며 초엿샛날 이전은 대제(大祭)의 치재일(致齋日)이고 초이렛날은 대비전(大妃殿)에 주물(晝物)을 올리는 날이므로 경연에 나아가지 않을 것이니 그리 알라.”라는 기록이 보이는데 국역하는 사람들이 ‘주물(晝物)’을 ‘낮에 드는 간식으로 여느 때보다 특별히 잘 차린 ‘간식(間食)’이라며 일본말을 들여다 풀이한다.

다른 ‘주물’의 기록을 하나 더 보자. 순조 28년(1828) 진하 겸 사은사행(進賀兼謝恩使行)으로 수행한 글쓴이 미상의 연행(燕行)기록인 왕환일기(往還日記)에도 주물이 나온다. 왕환일기는 168일간 6,300여 리 길을 다녀온 견문일기이다. 주물상이 나오는 일기는 무자년(1828, 순조 28) 4월 23일 자 일기로 그날은 날씨가 맑았으며 마침 평양에 머물 때이다.

“기자묘에 가서 참배하고, 동문(東門)으로 해서 정전(井田)의 옛 자리를 관람하고 이어 한사정(閑似亭)으로 갔다. 정자는 외성(外城) 남쪽에 있는데, 바로 마을 수재(秀才 미혼 남자에 대한 존칭)들의 학업을 익히는 곳이었다. (중략) 조금 있다가 작은 배를 타고 연광정으로 와서 주물상(晝物床)을 들고, 사또를 모시고 선화당(宣化堂) 뒤 별정(別亭)으로 가서 검무(劍舞)를 구경하고 광대들의 노래를 듣다가 어둠을 타 처소로 돌아왔다.”

이 기록은 한문기록인데 한국고전종합 한글 번역문에 “주물상(晝物床) :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하여 간략하게 차려서 먼저 내오는 다담상(茶啖床)”으로 풀이하고 있다. 왕조실록에는 주물을 간식이라 풀이하는데 견주어 왕환일기에서는 다담상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간식 대신 새참이 좋은 우리말이기는 한데 국어사전 풀이는 “새참 : 일을 하다가 잠깐 쉬면서 먹는 음식. ≒샛요기ㆍ중참”으로 나와 있다.

여기서 ‘일하다가 먹는 음식’이라는 말이 어린아이에게 만들어 먹이는 일본말 간쇼쿠(간식)의 뜻과는 약간 다른 냄새를 풍긴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주는 먹거리를 간쇼쿠라는 말 말고 달리 표현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궁리해볼 일이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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