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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의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일본말 찌꺼기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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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화백의 빨래터가 <애매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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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6월 22일(수) 14:03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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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윤옥 칼럼위원(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 ⓒ 인제신문 | |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그림 ‘빨래터’가 오랜 법적 공방 끝에 지난 11월 진품으로 추정된다는 법원의 “애매모호”한 판결이 내려졌다. 2007년 당시 국내 최고 경매가(45억2000만원)로 거래됐던 이 작품은 그 뒤 위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2년 가까이 법정 공방이 이어져 왔다. 법원은 ‘빨래터가 진품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림으로써 법적 문제로까지 됐던 진위 여부를 다시 미술계로 넘겨버리고 손을 털었다. -문화저널21-
흰수건을 머리에 쓴 여인과 검정고무신을 신은 듯한 여인네 등 여섯 명이 시냇가에 앉아서 오순도순 빨래를 빨고 있는 박수근의 빨래터 그림은 언제보아도 정겹다. 어린시절 어머니를 따라 시냇가를 따라다니던 추억 때문인지 박수근의 여러 그림 중 특히 나는 빨래터 그림이 좋다. 포근하기 때문이다. 이 그림의 진위를 놓고 많은 논란 끝에 내려진 법원의 판결이 “애매모호”하다는 주장이 나와 흥미롭다.
“애매모호(曖昧模糊)”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보면, “말이나 태도 따위가 희미하고 흐려 분명하지 아니함” 이라고 풀이 되어 있다. 이는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 풀이와 같다. “あいまいもこ【曖昧模糊】物事の内容・意味がはっきりせず、ぼんやりしているさま。” 번역은 국어사전 그대로이나 일본발음은 ‘아이마이모코’이다.
애매모호를 예전에 우리는 사다모릉(事多模稜)이나 모치엄매(毋置晻曖)라고 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 20년 (1438년) 12월 7일 기록을 보면, “崙之爲人, 予及知之。 學問之博、政事之才, 雖有宰相體, 然乏淸介, <事多模稜>, 每於啓事之時, 至於閭閻請托, 移日具陳, 不顧聖躬之勞。하윤의 위인을 내가 아는데, 학문이 해박하고 정사에 재주가 있어 비록 재상의 체모가 있지마는, 청렴결백하지 못하였고 일을 많이 <애매모호(瞹昧模糊)>하게 처리했다. 매양 일을 아뢸 때에는 여염(閭閻)의 청탁(請托)까지 시간을 끌며 두루 말하여 성궁(聖躬)의 피로함도 돌보지 아니하였으니” 라는 기사가 있는데 국역본에 애매모호라고 번역을 해 놓았다.
이제와서 ‘애매모호’를 버리고 조선시대에 쓰던 사다모릉(事多模稜)이나 모치엄매(毋置晻曖) 쓰자는 게 아니다. 다만 ‘어정쩡하다’라는 우리말이 있으니 이를 쓰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수근의 빨래터 그림은 애매모호한 판결이 내려졌다’를 ‘어정쩡한 판결’ 로 바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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