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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해 희생했는데”…인제군, 정부 인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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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 칼럼 / 토끼해에 거북이처럼

2011년 01월 17일(월) 21:20 [인제신문]

 

↑↑ 박송남 논설위원

ⓒ 인제신문


보름 전에 새해를 맞았다. 불과 보름이 지났는데도 까마득하게 한참을 지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심삼일은 온데간데없고 '쓰나미'를 피하듯 정신없이 뛰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에 쫓기고 생활에 쫓기고, 심장은 오늘도 쉴 새 없이 뛴다. 가슴 벌렁거리는 어머니에게 철없는 자식이 뭘 사달라고 졸라대면 '숨 좀 돌리자'라고 말한다. 자식 낳고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해 보면 숨이 차서가 아니라 각박한 살림에 여유가 없을 때 하는 말인 것을 이제야 이해를 한다. 무조건 졸라대기만 하면 해결되는 줄 알았던 시절. 눈물 나도록 미안한 생각이 들고 삶이 버거울 때면 생각이 더하다.
"너도 자식 낳아 키워보면 안다." 그때 그 말, 속 터지는 어머니의 마음을 어느 자식이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부모같이 살지는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철부지는 잠시 허리 펴고 돌아본다. 짜증이 섞여있든, 한숨이 섞여있든 술독에 부글거리는 거품 토해내듯 어머니의 한마디가 악마디 같은 삶의 응어리인 것을 이제야 알게 된다.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자식 앉혀놓고 못 알아들을 줄 뻔히 알면서 우이독경(牛耳讀經)한 어머니.
이제 강산이 몇 번이나 변할 만큼 세월이 지난지금, 딸은 어머니 같은 삶을 살고, 아들은 아버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해 저문 들녘에서 삽자루에 달라붙은 흙을 씻고 있는 것이다. "나는 자라서 어른이 되면 우리 부모 같이는 살지 않겠다." 무심코 한말 목에 걸린 가시처럼 뜨끔거린다.
이른 새벽 풀잎에 맺힌 이슬 헤치고 바짓가랑이 적시며 걸어간 길. 길 따라 풀잎이 누어있다. 절대로 같은 길 가지 않겠다던 그 길, 묵묵히 따라가고 있다. 그분들은 쉬지도 못하고 가셨지만 자식들만이라도 잠시 쉬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침안개가 계곡을 빠져나가고 햇살이 바윗돌을 따뜻하게 대펴놓았다. 앉아서 숨 돌리고 쉴만한 자리다.

바늘 허리매어 못 쓴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 허리매어 못쓴다."는 속담이 있다. 덤벙대고, 눈속임하지 말고, 건너뛸 생각하지 말라는 얘긴 것 같다. 바늘귀에 실은 반드시 꿰어야 한다. 품바도, 거지도 옷은 꿰매 입고 다닌다. 무임승차하고 얹혀사는 사람이라도 바늘 허리매어 못 쓰는 모양이다. 최소한 부끄러운 곳은 감추어야 한다는 도(道)가 있지 않나 싶다. 할진대 그것이 도덕이고 자기가림이라면, 레일위에 올려 진 기차처럼 이탈하지않고 바르게 가야한다. 허나 사람은 굽어지고, 오르막 내리막길을 가야한다. 그래서 갈 길이 멀고 험해서 바늘 허리매어 쓸 수 없을까하는 유혹에 빠진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기차는 역에서 쉬고, 자동차는 휴게소에서 쉰다. 잠시 쉬는 동안에 기관사는 작은 쇠망치로 육중한 쇠바퀴를 두들겨보고, 휴게소에서 나온 운전자는 구둣발로 차바퀴를 툭툭 차본다. 목적지를 무사히 가기위한 점검이다. 삶에서 우리가 차만큼이나 점검을 하는 것인가. 사람과 차와 비교하는 마음이 심히 언짢지만 쉬지도 못하고 돌아보지도 않고 달리기만 하는 삶이 기계처럼 보여서일까!
올해가 토끼띠다. 토끼해에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 경주이야기가 생각난다. 항상 자만하고 게으른 토끼는 지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는 거북이가 이겼다는 얘기다. 흔히들 인생을 경주라고 말한다.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에서 분명한 교훈이 담겨있다.
박수는 항상 승자의 몫이다. 모두가 승자인 거북이에게 갈채를 보내는 것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에게 엄마는 동화책을 읽어 주면서 거북이 같이 살라고 엄마의 당부를 덧붙인다. 그렇게 말했는데도, 아이는 토끼처럼 뛰고 어떡하든 상대만 이기면 된다는 승부욕에 매여 산다. 동화책을 읽어준 엄마의 수고는 헛되고 세상은 아이들의 순수성마저 지워버린다.
경쟁이라는 것이 순수성을 잃고 승부욕에만 집착한다면 그것은 흉기가 되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흉기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강도가 든 칼을 상징한다. 칼은 살을 베이게 하고 상처를 낸다. 하지만 강도가 든 칼은 피할 수도 있고 설사 상처가 난다해도 치료가 된다. 그러나 정작 제일 무서운 흉기는 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칼날이다. 삐뚤어진 생각, 과욕에 승부욕 그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내 자신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상처받고 얼마나 많은 소주잔을 비우며 아파했는가. 조급함 때문에 토끼처럼 잔머리 굴리다가, 잘난 채 교만하다가 다 잡은 승리를 놓쳐버리는 때가 허다하다.
거북이를 생각하고 바느질하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한 뜸 한 뜸 떠나가는 삶이 승리하는 삶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토끼처럼 잠들지 말고, 거북이처럼 꾸준하고 끈기 있게.

어제 같은 오늘

오늘도 어제같은 오늘을 살고 금년에도 작년같은 올해를 살고 있는 것이다. 돌아보면 여전히 날로 먹으려하고, 뜨거운 감자에 입천장을 댄다. 위에 글에서는 쉬어가라는 얘기를 했지만 이 글에서는 생각을 버리라고 말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쓰키요미지 주지스님은 생각을 버리라고 말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때문에 생각의 노예가 되지 말고 자신을 속박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져보라. 또한 스님은 󰡒자기를 위한 변명은상대의 고통을 증가시키고, 성실한 변명은 상대의 고통을 위로한다.󰡓 라고도 했다.
우리가 수 천리를 걸어가는데 어찌 단 한 번의 헛디딤도 없겠는가. 지난 것들에 대해서 잘못한 것, 바르게 살지 못한 것들이 있었다면 진솔하게 반성하고 사과하면 마음의 짐을 덜 수가 있다. 진솔한 변명은 상대를 위로하게 된다고 했지 않았는가. 하지만 안타까운 건 우리는 변명할 상대조차 없이 맹목적인 잘못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변명할 수도 없이 용서받지 못하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모두 짊어지고 가는 것이라 여겨진다.
어디선가, "꿈을 가진 사람은 멈출 줄 아는 사람입니다. 바쁠수록 잠시 멈추고 힘들수록 나를 돌볼 수 있다면 언제나 인생은 좋은 시작이 됩니다." 라고 하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이제 우리는 보름 전에 꿈을 가지고 좋은 시작을 한 것이다. 풀잎이 누어있는 길이라 할지라도, 어제같은 오늘, 작년같은 올해를 산다할지라도 쉬어가는 인생을 살자. 5분의 휴식과 5분의 생각은 두 배의 힘을 얻게 되고, 절반의 짐을 덜 수 있다. 우리는 힘들수록 속도는 떨어지고 힘은 더 든다는 것을 비부로 느끼면서 살아왔다. 잠시 눈을 돌려보자. 옆에서 천천히 거북이가 기어가고 있다. 지치지도 힘들어 보이지도 않는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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