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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의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일본말 찌꺼기 <73>

기름진 ‘옥토’는 일본말이다?

2011년 02월 02일(수) 10:22 [인제신문]

 

↑↑ 이윤옥 칼럼위원(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 인제신문


경기 서북부 지역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면서 기름진 옥토를 형성함으로써 아주 오랜 옛날부터 농경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벼농사를 지었던 지역이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로 이 일대에 전해 내려오던 두레놀이를 통진 두레놀이라 하는데 두레는 농촌에서 농번기에 마을에서 집단적으로 공동작업을 벌이는 것을 말하며 혼자서 하기 힘든 일을 마을사람들이 모여 같이 함으로써 일의 능률을 높이던 방법으로 조선 후기 이앙법(모내기법)이 보급된 후에 보편적인 농민생활로 정착되었는데 대개 모심기, 김매기, 나락 베기 그리고 보[洑] 막이 등의 일이 두레 감이었다. <김포 통진 두레 놀이>

김포평야는 예부터 기름진 옥토로 알려져 있다. 흔히 쓰는 ‘옥토’란 말은 무슨 까닭인지 거의 ‘기름진’이란 말을 달고 다닌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옥토(沃土) :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영양분이 풍부한 좋은 땅. ‘기름진 땅’으로 순화.’ 하라고 되어있다. 국어사전말대로라면 기름진 옥토는 ‘기름진, 기름진 땅’이란 뜻이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 보면,‘よく‐ど【沃土】: 地味の肥えた土壌・土地。沃地。’로 되어 있다. 번역하면 ‘요쿠도, 땅 비옥한 토양, 토지,옥지 ’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 말을 일본말로 분류해놓고 있다.

그러나 옥토는 일제 강점기에 들어온 말이 아니다 . 다산 정약용의 <시문집 제5권>에 ‘우복동 노래[牛腹洞歌]’에 보면 다음과 같은 시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옥토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속리산 동편에 항아리 같은 산이 있어 / 俗離之東山似甕
옛날부터 그 속에 우복동이 있다네 / 古稱中藏牛腹洞
(중략)
조금 깊이 들어가면 해와 달빛이 나고 / 稍深日月舒光色
평평한 시냇물에 산자락이 비쳐 흐르며 / 平川斷麓互映帶
기름진 땅 솟는 샘물 농사짓기 알맞아서 / 沃土甘泉宜稼穡
얕고 좁은 구지는 비교도 되잖으며 / 仇池淺狹那足比
어부가 아무리 돌아도 찾아낼 수가 없다 / 漁子徊徨尋不得
(후략)

이뿐만 아니라 문종실록 7권, 1년(1451)에도 옥토가 나온다. 원문에 ‘옥토’를 국역본에서는 ‘기름진 땅’으로 번역해 놓았다. "향화 야인(向化野人) 마고음파(馬古音波)가 상언(上言)하기를, 살고 있는 곳은 전토(田土)가 매우 메마르니, 청컨대 기름진 땅으로 이사하여 길이 편맹(編氓,호적에 오른 백성)이 되게 하여 주소서. 하니, 예조(禮曹)와 의정부(議政府)에 명하여 함께 의논해서 아뢰게 하였다, 向化野人馬古音波上言: “所居之地, 田土甚瘠。 請徙居沃土, 永爲編氓。” 命禮曹與議政府, 同議以啓。" ’는 기록이 보인다.

‘옥토’는 이미 조선시대부터 흔히 쓰이던 말로 왕조실록 원문 기준으로 37건이나 나온다. 그럼에도 국립국어원에서는 ‘옥토’를 일본말이라고 순화하라고 한다. 말의 유래를 분명히 밝혀주는 작업이 시급하다. 그와는 별도로 옥토라는 한자말 보다는 우리 토박이말 ‘기름진 땅’이 더 좋다는 것도 알아두었으면 싶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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