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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칼럼 / 대암산 용늪과 진동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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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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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0일(수) 11:26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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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초입에 있는 기린초 진동분교장엘 다녀왔다. 가을 운동회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분교장 선생님으로부터의 연락이 있어서였다. 초라하리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선생님 한 분과 전교생 3명이 벌이는 아주 작은 학교의 행사에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 100여명은 족히 되었을 것이다. 가을 하늘 아래 만국기는 펄럭였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모든 마을 사람들은 경기에 열광했다.
다분히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도회지 학교의 행사와는 달리 오지마을 작은 학교의 운동회는 매 순간 생애 처음인 듯 감동적이었다. 뒤늦게 어린 날의 순수했던 기쁨과 감동을 다시 맛보는 듯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고 소중하다
역동적인 세상의 시원에는 미세한 흔들림이 있다. 미세한 흔들림이 세상을 창대하게 하는 것이다. 그 것은 마치 아마존의 정글에서 파닥이는 한 마리 나비의 날갯짓이 몇 주일 또는 몇 달 후 미국 텍사스 주에 토네이도를 일으키게 할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 같은 것이다.
자연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며 성장하는 어린이들은 도회의 어린이들과는 달리 잇속을 위한 셈법엔 서툴지 모르지만 그 보다 큰 지혜인 순리라고 하는 세상의 질서는 먼저 깨닫게 된다.
가령 1년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다툼 없이 순차적으로 변화한다는 것과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것, 꽃은 계절에 알맞게 피어난다는 것, 별자리들은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일정하게 자리를 바꾼다는 것 등을 말이다. 나아가 이런 순리를 교과서가 아닌 자연으로부터 뼛속 깊이 체득한 어린이들이 훗날 사회에 진출하여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문제를 순리에 따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이 되어 주는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이는 작은 것이 소중하다는 말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그처럼 우리관내엔 사람들이 소홀히 하기 쉬운, 그러나 매우 소중한 늪이 있다. 대암산 용늪이다. 늪은 인체에 비유를 하자면 자궁과 같은 것으로서 생명의 발원지다. 바람과 흙과 물이 조용히 교섭하여 생명체를 탄생 시키는 시원이다.
따라서 우리들 눈앞의 실용목적만을 위해 늪을 메워버린다면 이는 인체로부터 자궁을 적출하는 불임수술행위와 같은 것이어서 우리들의 미래를 드러내는 무모한 행위와 같다 할 것이다. 그처럼 늪의 소중한 가치가 인정되어 용늪은 습지 보전에 관한 람사 국제협약에 등록 되어 인제의 또 다른 위상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제의 가치와 현주소는 문명의 종말에 있지 않고 문명의 시원에 있다. 그런 점에서 대암산 용늪이라던가, 설피밭의 진동분교는 인제만이 지니고 있는 참으로 인제다운 소중한 가치이자 자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진동분교가 사라진다면 이는 마치 늪이 사라지는 것과 같아 더 이상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인격체의 탄생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진동분교 상징성 이어져야
현재 진동분교의 전교생은 3명으로서 5학년 어린이 2명과 6학년 어린이 1명이다. 앞으로 당장 내 후년이면 진동분교는 영원히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간혹 정주민이 아닌 뜻 있는 외지의 학부모들로부터 자녀들의 전입 가능성을 문의해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 데 인근에 학생들이 거처할 만한 마땅한 숙소가 없어 전입생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혹 학교 자체에 기숙시설을 마련하여 전입생을 받아드려서라도 용늪과 더불어 진동분교가 인제의 상징성을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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