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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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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정성으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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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31일(수) 00:59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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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재홍 인제읍 상동리 | ⓒ 인제신문 | |
밤새 걱정으로 눈도 붙이지 못한 아내는 반가와 하면서도 이내 소년을 보곤 흠짓 놀라는 표정이었다.
어제 늦게 출발하는 나에게 이발도구를 챙겨주면서 내일 일찍 떠나는게 어떻겠느냐며 만류했지만 막무가내인 나를 결국은 짜증으로 보냈겠느냐며 만류했지만 막무가내인 나를 결국은 짜증으로 보냈던 아내는 밤새 연락오 없이 피곤한 모습으로 나타난 나도 그렇거니와 행색이 초라한 소년과 동행한 모습에 몹시 의아해하는 표정이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아이의 배부터 채워주라고 설득 반 강제 반으로 일러두었지만 아내는 몹시 못마땅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소년이 딱해보였던지 밥상을 받고 이것저것 집어주며 먹으라고 채근하는 모습에 약간은 마음이 놓였다. 아내 역시 불우하게 보냈던 어린시절이어서 그런지 쉽게 동정이 가는 모양이었다.
아내 역시 동정이 가는 모양
서둘러 소년을 데리고 다시 찾아갔지만 소년의 아버지는 낯선 사람의 방문에 부시시 일어나앉으면서도 남의 일인양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할 뿐 나의 설득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의 일에 참견하는 내가 미웠던지 화만 낼 뿐이었다.
아이의 교육문제며 앞으로의 생활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했지만 이미 만성이 되어 버린 주벽과 습관화 된 그의 생활을 하루아침에 되돌리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렇다고 아이를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었기에 신문배달을 시키기로 했다. 소년도 쾌히 승낙을 했고 다소나마 학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뛰어 다녔다.
적은 액수지만 첫월급을 탔을 때 그동안의 고마음을 양말로 대신한다며 내앞에 던져놓고는 겸연쩍은 모습으로 후다닥 달아나는 모습에서 코끝이 찡해오는 뿌듯함도 느껴보았다.
그후 나의 몇차례의 방문과 소년의 대견스러운 행동에 아버지는 차츰 생각을 돌이키기 시작했고 이듬해 봄엔 남의 논을 빌어 경작하는 착실한 소작인으로 변해 있었다.
생활이 어느정도 자리잡히자 그들은 소도시로 이사를 했고 지금은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그때의 소년은 어느덧 건실한 청년으로 성장하여 한국에서 제일가는 기술자를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구슬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매년 한번씩 선물꾸러미를 들고 와선 그때의 아픈 기억을 오늘의 보람으로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는 그를 보면 그동안의 나의 작은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느낀다.
그뒤로 나는 청소년들의 올바른 자람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일에 한층 더 앞장설 수 있게 되었다.
가족들 성원과 격려 큰 힘
아내 역시 나의 생각에 착실한 동조자로, 이발하러 가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발도구를 가지런히 챙겨 놓는다. 이미 습관화 되어버린 나의 방문이지만 눈이 오는 날이나 비가 몹시 오는 날이면 으례 게으름도 피워보게 되지만 그럴때마다 아내는 채근을 아끼지 않는다.
아내의 협조와 주민들의 성원속에 나의 청소년 선도는 1984년 3월 인제중학교 학생 5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뜻깊은 계기도 마련하게 되었다.
이런 나의 작은 노력으로 아내와 가족, 주위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고 그후로는 가족들의 성원과 격려가 힘이되어 더욱 힘차게 일을 할 수 있었다. 그해 11월엔 경희대학교 밝은사회문제연구소의 선행모범가족상을 받는 영광을 갖기도 했다.
남들처럼 배부르게 먹고 가난을 이겨보고자 배우기 시작한 이발기술, 한때는 ‘쟁이’라는 천함에 몹시도 회의도 가졌었지만 어느새 나의 천직이 되어 버렸고 낡은 가방속의 작은 기계들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이제는 성장하여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꾸벅하는 젊은이들을 일일이 다 기억하지는 못해도 머리를 깎아주던 고마운 아저씨라고 말하는 그들을 만나는 나만의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 오늘도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떠 올리며 낡은 가방과 함께 먼길을 재촉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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