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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칼럼 / 예술인들의 가난

2014년 10월 21일(화) 09:24 [인제신문]

 

↑↑ 최용건 주필

ⓒ 인제신문

돈이란 거래를 원활히 하는 데 쓰이는 매개물로서 가치척도, 지급수단, 가치저장, 교환기능 등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의 삶이 공익적일 때 창출되는 경제수단이다. 사람들은 수중에 돈이 많을 때 부유하다 하며 돈이 없을 때 가난하다 한다.
흔히 예술인들은 가난하다 한다. 과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나를 포함 주변의 많은 예술인들의 삶이 그다지 넉넉한 형편이 아닌 것 같기에 그렇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가난이란 한 인간의 삶이 공익적이지 않을 때 감내해야 할 불편이 아닌가 한다.

예술인의 DNA적 속성

이 얘기는 설사 예술인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작품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예술인 자신 외엔 필요로 할 사람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그처럼 예술이란 예술행위에 목숨을 건 예술인들과는 달리 비예술인들의 삶에 있어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선택적 가치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예술인들이 가난할 수밖에 없는 운명적, 태생적, 후천적, 환경적, 필연적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자신을 마치 사회적 피해자인양 자처하는 예술인들을 보면 내 자신 같은 예술의 길을 걷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공감을 할 수가 없다.
피해자라 여길 수 있는 경우라면 상대방이나 사회로부터 약속불이행, 계약위반, 배신 따위의 일을 겪었을 때일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예술인의 가난이란 어느 부류로부터의 약속불이행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예술인의 삶이 지니고 있는 DNA적 속성 때문인 것이다.
더욱이 이 같은 가난은 예술인이 예술을 업으로 택했을 당시 이미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알고 선택한 길이었기에 주변의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고 본다. 고호의 가난이나 불운했던 최북과 장승업 그리고 박수근이나 이중섭의 가난했던 생애를 모르지 않았다면 결코 그런 푸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러한 점을 이유로 주위의 친지나 부모로부터 만류 한번 받아보지 않은 예술인들 또한 없을 것이다.
성공한 삶이란 무엇일까? 가난하지 않고 부유한 삶이란 무엇일까? 진부한 얘기지만 나 역시 경제적 잣대로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젊은 날 내 안의 신과 대화를 나눈 후 택한 삶을 어떠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영위해오고 있다면 성공한 삶이라 말하고 싶다. 그러니까 삶을 매순간 최선의 선택으로 경영해 왔다면 결과가 어떻다 한들 성공한 삶이 아닐까 한다.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국가가 보통시민을 길러내기 위한 중등교육과정에서의 예능과 관련한 교육을 종전보다 조금이라도 더욱 강화한다면, 일반인들의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에 대한 구매행위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예전보다 예능계 시수를 교과 과정에서 대폭 줄여 놓았으니 당연히 예술인들이 창작행위에 임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은 더욱 나빠졌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예술은 사회적 마찰 완화

예술은 인체에 있어 뼈와 뼈 사이의 연골과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능성이 사회적 시스템의 직능과 직능 사이의 마찰로 인한 통증을 없애거나 완화시켜주고 있다. 혹시 요즘 들어 지난날보다 더욱 사회적 갈등이 사라지지 않고 심화되고 있는 여러 까닭 중 하나를 든다면 국가와 사회의 예술에 대한 무관심이 아닐까 한다. 예술인들에 대한 무관심과 그로 인한 지나친 가난이 연골기능의 상실과 함께 사회적 통증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기에 그렇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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