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최병헌의 한시 감상 [31]
|
|
2015년 04월 27일(월) 14:36 [인제신문] 
|
|
|

| 
| | ⓒ 인제신문 |
貯椒八百斛 / 쌓아둔 후추가 팔백 석이라니
千載笑其愚 / 천 년을 어리석음 비웃겠네.
何如綠玉斗 / 어찌하여 푸른 옥으로 됫박을 삼아
竟日量明珠 / 진종일 명주 구슬 되고 또 되나
고려 말 문인 최해(崔瀣)의 <우하(雨荷): 빗속의 연꽃>이란 시다. 그의 자는 언명부(彦明父) 또는 수옹(壽翁), 호는 졸옹(拙翁)이며 전주인 이다. 총명하여 9세의 어린나이에 시를 지었으며 뜻은 높았으나 가세가 빈곤하여 만년에는 농사를 지으며 저술에 힘을 썼다고 하는데, 성품이 강직하여 세속에 아부하지 않고 이단을 배척하며 사람의 선악을 말하기를 좋아했으며 사람의 미움을 받아 처세에 기복이 많았다고도 한다.
이 시는 당나라 원재(元載)라는 정승의 탐욕스러움을 표현한 내용으로, 그는 지위를 이용하여 뇌물로 재물을 모았는데, 죽은 후에 그의 창고에서는 후추가 800가마에 기름이 500병이 나왔다고 한다. 후추란 한 집안에서 평생을 먹어도 몇 되도 못 먹을 터인데, 그 것도 800가마를 쌓아두다니 그의 탐욕스러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 시는 원재의 탐욕스러움을 잠시 차용 하였을 뿐이지, 결론은 연꽃을 노래한 것으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경계하라는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작금에 일어나는 저 어지러운 사건들을 보라. 빼앗거나 감추거나 추하게 오고 가는 온갖 비리. 한 동안은 핵핵하더니 이제는 입만 벌리면 억억한다. 인간은 쥐꼬리만 한 권력(權力)과 부(富)앞에서 얼마나 더 탐욕스럽고 어리석어 지는지를 경쟁(競爭)이라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더욱이나 안쓰러운 것은 내 잘못은 없고 순전히 남의 탓이며, 나 혼자서는 못 죽겠으니 같이 죽자는 물귀신 작전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현실은 봄이 왔어도 봄 같지 않게 냉냉할 뿐이니, 어찌하랴.
|
|
|
|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새감각 바른언론” - Copyrights ⓒ인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인제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인제신문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