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언니라는 말도 싫어요
|
|
‘샐러리맨 골프신화 이광희의 골프사랑 30년’ [4]
|
|
2014년 04월 02일(수) 13:16 [인제신문] 
|
|
|

| 
| | ⓒ 인제신문 | 우리나라만큼 호칭이 다양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호칭이란 상대를 부를 때 이름 대신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평상시에 잘 쓰는 아주머니, 아저씨 외에도 사장님, 회장님 등등 모두가 이에 해당된다고 보면 틀림없다.
다양한 호칭은 간혹 웃지 못 할 해프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년 여성을 할머니라고 불렀다가 머쓱해 하는가 하면 미혼여성을 아주머니라고 했다가 상대로 하여금 도끼눈을 뜨게 만들기고 한다.
독특한 우리나라 호칭문화의 단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식당 같은 공공장소에서 ‘어이, 야, 아가씨’ 등의 호칭은 상대의 인격은 안중에도 없는 불썽사나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골프에서도 호칭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말야, 골프치다가 캐디를 ‘언니’라 불렀더니 이상하게 안색이 달라지며 인상이 별로 안 좋더라고. 내가 뭘 잘못했나?”
겨우내 골프를 못 쳐 안달이 난 친구들끼리 골프를 쳤다. 그 곳은 날씨가 따뜻해서 남국에 온 것으로 착각 할 정도였다. 골프를 치고 나서 우리는 이름 있는 식당을 소개받아 자리를 옮겼다.
주문한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는 그새를 못참고 소주로 목을 축이며 골프치며 있었던 일들을 화두로 이야기 하다가 미국서 오래 살다 돌아온 친구가 말을 꺼냈다. 그는 한국에 온 뒤 골프를 치면서 친구들이 캐디를 ‘언니’라고 부를데 처음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캐디가 어떻게 그 친구의 언니가 되느냐는 것이다. 오랜 외국생활에 젖은 사람으로서 있을 수 있는 생각이라며 우리는 박장대소했다.
나중에야 그 말이 캐디를 부를 때 쓰이는 호칭으로 알고 그도 남들처럼 몇 번 따라 해봤지만, 어색했다고 한다.
그날도 그는 골프를 치면서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덩달아 해본 것뿐인데, 캐디가 유독 자기 말에만 심기를 불편해 하는 것 같아 당황했다는 것이다.
“아니, 여태 그걸 몰랐단 말야? 요즘 골퍼들이 통상적으로 캐디를 언니라고 부르지만, 그들은 언니라는 말을 되게 싫어한다는 거야. 언젠가 어느 지방신문사가 캐디들의 생활수기를 모집했는데 그중 1등으로 당선된 수기가 골프잡지에 난 적이 있지. 그들은 골퍼들이 ‘어이, 야’ 하고 자신들을 부를 때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끼며 ‘언니’라는 말도 싫으니 차라리 자신들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 했다는구먼.”
옆에서 소주를 마시던 친구가 한마디 한다.
사실 골프캐디의 호칭은 세계 공용어인 ‘캐디’가 가장 적합한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캐디들은 그마저 싫다고 하니 좋은 게 좋다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캐디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 또한 필드에서 골퍼의 매너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
|
|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새감각 바른언론” - Copyrights ⓒ인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인제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인제신문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