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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感想 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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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10일(화) 11:13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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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제신문 |
靑紅一段錦/ 파랗고 붉은 한 폭의 비단
應出織女手/ 분명히 직녀 손에서 나왔겠지
欲作牽牛衣/ 견우의 옷 만들려고
洗掛雨後天/ 비갠 하늘에 빨아 널었겠지
정희량(鄭希良)의 <무지개/虹>란 시다.
조선전기 문신으로, 문과에 급제하여 예문관봉교 등의 관직을 지낸 인물이다. 무오사화(戊午士禍)에 연루되어 의주(義州)로 유배를 갔다가 3년여 만에 사면되어 풀려났는데, 그 이듬해 어머니의 상에 시묘를 하다가 강가에 의복을 남겨둔 채 종적을 감췄다. 당시 그의 나이 34세였다. 죽은 것을 가장하여 은둔하였다거나 이름을 바꾸고서 중이 되었다는 등의 얘기가 전해지는데 모두 확실치는 않다.
이 시는 정희량이 여섯 살 때 지은 것이다. 여섯 살이면 지금의 아이들이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에 다닐 나이이다. 24개의 자모(子母)로 구성된 한글이야 요맘때쯤의 아이들이 대부분 깨우쳐 일기도 쓰고 동시도 짓지만, 한문을 익혀 한시(漢詩)를 짓는 일은 한문을 문자로 사용하던 전통 시대에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비유적 표현까지 감안한다면 가히 천재라고 일컫지 않을 수가 없다. 비온 뒤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보고, 직녀가 견우의 옷을 짓기 위해 깨끗이 빨아 널어놓은 비단 같다는 비유는 기성 시인의 시들과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어 보인다. 어렵지 않은 20자의 글자만으로 지어진 예쁜 한시가 여섯 살 어린 아이의 손에서 나와 50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 전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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