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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칼럼 / 누가 20년 후를 위해 자작나무를 심을 것인가

2014년 09월 16일(화) 08:49 [인제신문]

 

↑↑ 최용건 주필

ⓒ 인제신문

사람이 희망이지만 때로는 절망이기도 하다. 점점 세상살이가 팍팍해 지면서 피로한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찾아 나선다. 사람에 지친 심신을 자연에 안겨 치유를 얻기 위해서다. 거의 모든 텔레비전마다 자연에 살아가는 자연인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들을 편성한 까닭이 그에 있을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도회의 삶에 지쳐 자연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실 지역관내에는 많은 자연인들이 골짝마다 자리를 잡고 있어 주말이나 공휴일만 되면 멀리서 인제의 자연과 자연인들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이 있다. 내린천에 이어 특히 곰배령이 야생화의 천국으로 알려지면서 전국 각처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관광객들 때문에 그 일대 진동리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십 수 년 전만 하더라도 25가구 정도에 불과하던 마을이 현재는 126가구가 모여 사는 큰 마을로 변모했다. 그러다 보니 구멍가게 하나 없던 오지에 전문 식당이 들어섰는가 하면 치킨집도 들어섰다.
곰배령에 이어 반가운 소식은 원대리의 지작나무 숲이 입소문에 의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처럼 자작나무 숲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데는 모다 전국 어느 곳에 비해 탁월한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는 인제이기에 누릴 수 있는 영광이요 호사가 아닐까 한다.
흰빛을 발산하는 자작나무는 특별하다.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불에 잘 탄다고 하여 자작나무라고 이름이 붙여진 자작나무 숲에 들면 초현실을 체험할 것 같다. 흰색의 환영에 마치 눈 먼 소경도 개안할 기적이 일어날 것만 같다. 백색 감성을 자극하는 자작나무는 그에 얽힌 일화도 다양한데 하얀 수피로 인해 숲속의 가인으로 비유되는가 하면, 사랑을 이룰 수 없던 청년은 자작나무 껍질에 사랑하는 애인에 보내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었다. 또한 왕년의 명화 닥터지바고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선율과 함께 자작나무 숲이 끝없이 펼쳐지는 러시아의 설원이 우리들의 가슴을 매료시켰었다. 그처럼 자작나무 숲은 인간의 다양한 감성을 자극하며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끌고 있다.
인제가 좋은 자연환경을 지녔다 고해서 그 자체만으로 관광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녔다고는 할 수 없다. 이는 원석 자체가 보석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원석을 갈고 다듬고 디자인을 해야 비로소 사람들의 가슴에서 빛이 난다. 이렇듯 원석과도 같은 인제의 자연을 하나하나 발굴하여 관리해 나간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제의 가까운 미래를 위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만 하더라도 이미 20여 년 전 조림을 한 결과가 오늘에 와서야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었다. 그러니까 20여 년 전 누군가의 숨은 노력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인제 자작나무 숲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내친김에 천상의 화원 곰배령을 넘어, 순백의 치유 자작나무 숲을 넘어 인제를 하나의 거대한 수목원 개념으로 디자인하여 관리해나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그러자면 지역민과 지도자들 간의 오랜 세월 대를 잇는 무언의 약속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저 재선을 위해 임기 내에 사람들의 눈에 띌 반짝 성과만을 생각하며 군정을 구상하다보니 인제의 자연은 무관심으로 방치되거나 혹여 손을 대었다 하더라도 자작나무 숲이 되는 것이 아니라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누가 20년 후의 인제를 위해 어린 자작나무 묘목을 심을 것인가 진정 인제를 사랑하는 속 깊은 인제인을 보고 싶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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