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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헌의 漢詩 感想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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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8일(월) 11:28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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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제신문 | 遲遲峽路醉芳馨/지루한 두멧길 꽃향기에 취하다가
雲闢林開此頓醒/구름 걷히고 숲길 끝나니 꿈에서 깬 듯하다
雪嶽淸光來二水/설악의 맑은 빛 두 줄기 물 따라오고
楓山餘氣起孤亭/금강산 기운이 정자로 우뚝 선다
日高沙島眠紅桷/해는 높이 솟아서 섬 밭을 물들이고
春盡崖花亞翠欞/늦은 봄의 꽃들은 푸른 난간 물들인다
泣誦家君前日記/아버님이 읊조리던 지난날들이
忽忽未敢向檐銘/총총히 추녀 밑에 새겨져 있네.
조선 후기의 학자 안석경(安錫儆)의 <합강정/合江亭>이라는 시다. 본관은 순흥(順興). 자는 숙화(淑華). 호는 완양(完陽)·삽교(霅橋). 아버지는 안중관(安重觀)이다. 안중관은 김창흡(金昌翕)의 문인으로 이병연(李秉淵)·민우수(閔遇洙) 등 당시 노론계 인사 및 홍세태(洪世泰) 같은 중인 출신 시인과도 교유한 노론계 학자였다.
1752년 아버지가 사망할 때까지 이곳저곳 아버지의 임소(任所)인 홍천·제천·원주 등을 따라다니며 생활하였다. 이 때 그는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명예나 권력을 좇는 무리들이 날뛰는 환로(宦路)에서 자신의 포부를 실현할 수 없는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과거가 아니고는 자신의 포부를 실현할 수 없는 사회현실 속에서 심한 갈등을 하게 된다. 결국 세 차례 과거에 응하지만 모두 낙방하였다. 출세지향의 공부를 힘쓰지 않았던 그에게 낙방은 오히려 당연하기도 하다.
부친이 돌아가신 후 그는 횡성 삽교에 은거하였는데, 유람 도중에 우연찮게 합강정에 올랐다가, 이미 이곳을 지나시던 부친이 남긴 글을 보고 감회가 새로워 지은 글이다. 주변에 흩어진 산과 물이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실제모습을 보는 것처럼 잘 그려져 있다.
합강정은 1676년에 현감 이세억(李世億:1675~1677)에 의하여 창건되었으며, 많은 문사(文士)들이 이곳을 지나며 남긴 글이 수 십여 편 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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