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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칼럼 / 노블레스 오블리주

2016년 12월 31일(토) 19:12 [인제신문]

 

↑↑ 주필 최용건

ⓒ 인제신문


상대에 대한 분노와 증오의 감정이 오랜 시간 누적되어 쌓이다 보면 한이 된다. 흔히 우리 민족은 한의 민족이라고들 하는데 주변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우리에게서만 발견될 수 있다고 하는 화병(Hwabyung), 일명 울화병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주지하듯 분노와 증오의 감정이 장애를 만나 극복이 되지 않을 때 화병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고래로 우리민족이 고질적으로 앓고 있는 화병은 어쩌면 중국대륙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한다. 반도를 벗어나 광활한 중원으로 세력을 뻗치지 못한 데서 오는 안타까움 말이다.
화병은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주변 환경과 더불어 스스로의 기질로부터도 기인되는 것 같다. 기질이란 요즘 들어 문제가 되고 있는 힘 있는 자로서의 약자에 대한 갑질 행위 등을 말한다. 다시 말해 입지적 조건으로서는 중국 때문이고. 기질적 조건으로서는 우리 스스로의 내부 깊숙이 잠재되어 있는 갑질 인자 때문이다. 한마디로 중국 대륙과 못난 갑질 기질이 우리들 서로의 가슴에 깊은 한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 불협화음의 가장 큰 문제는 개인과 공동체가 지향하는 부적절한 생활 철학에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인근 나라 국민들에 비해 매우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성현들이 이 땅에 사랑과 자비를 역설한 것은 우리가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며 자비롭지도 않기 때문이다. 사랑과 자비, 이는 평화로운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잣대요, 바로미터일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성현들의 가르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남 잘되는 꼴을 보아주지 못하는 것이 한국인이며 잘 나갈 때는 거의 반드시 갑질을 하는 것이 한국인이다. 어쩌면 이는 조선시대 반상(班常) 계층이 생겨난 이래 계속되어 온 우리들의 고달픈 역사가 아닐까 한다. 시기와 갑질근성이 출구를 만나면 걷잡을 수 없어진다. 제아무리 기품 있는 도덕과 규범이 있다 하더라도 통제가 되지 않는다. 나아가 무속을 비롯하여 온갖 고등 종교를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들의 갑질 치유엔 백약이 무효인 것 같다. 경전의 한 구절을 놓고서도 의견이 분분한 민족이니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데 오히려 종교가 폐단이 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부 층에서 재화를 필요 이상 많이 소유할수록 상대적으로 빈곤층이 많이 발생한다. 삶이란 재화가 한정되어 있는 제로섬게임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고 보면 새삼 잘 산다고 하는 사실이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바로 자신이 빈곤층을 발생시킨 원인제공자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을 깨달은 성공인이 취할 자세는 자기로 인해 가난해진 자에 대하여 자기 몫의 일부를 베푸는 것이다. 재력성공인은 재화를 나누는 것이고 권력성공인은 자세를 낮추는 것이다. 나아가 공동체에 어려운 일이 닥칠 때면 먼저 나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하늘 아래 성공이라는 과실을 누리며 살아가는 자들의 높은 미덕이다. 그런 점에서 부자와 권력자의 겸손은 기본이며 국가 재난시 장삼이사들보다 먼저 총대를 메고 일선으로 향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성현들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이른 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것이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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