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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 / 안평대군의 꿈, 안견의 손끝에서 “몽유도원도”로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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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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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 27일(목) 21:50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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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잠에 빠져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박팽년과 함께 산 아래 이르니, 우뚝 솟은 봉우리와 깊은 골짜기가 있고, 복숭아나무 수십 그루가 있습니다. 오솔길의 갈림길에서 서성이는데 어떤 이가 나타나 북쪽으로 가라고 일러줍니다. 그가 가르쳐 준 대로 말을 몰아 기암절벽과 구불구불한 냇가 길을 따라 갑니다. 골짜기를 들어서니 탁 트인 마을에 꽃이 활짝 핀 북숭아나무 숲이 있었습니다. 한 눈에 무릉도원임을 알아차립니다. 두루 즐거워하던 중, 홀연 꿈에서 깨어납니다.”
이는 세종대왕의 셋째아들 안평대군이 꾼 꿈입니다. 꿈을 잊지 못한 안평대군은 화원 안견에게 그림을 그리게 했고, 안견은 사흘 뒤인 4월 23일에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완성했습니다. 그림은 중국 무협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기암절벽이 등장하고, 그 험준한 바위와 계곡은 안에 복숭아밭을 품고 있습니다. 안개 자욱한 언덕에는 복사꽃이 활짝 피었고, 띠풀로 엮은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지요. 두 줄기로 쏟아지는 폭포수와 함께, 물에는 출렁이는 빈 배도 보입니다. 현실경과 이상향이 함께 있는 꿈속의 낙원. 현동자(玄洞子) 안견이 1447년 그린 걸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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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안견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 1447, 비단에 엷은 색, 일본 텐리대학 중앙도서관 | ⓒ 인제신문 | |
안평대군은 안견의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몽유도원도’라는 제목을 두루마리의 앞부분에 직접 썼을 뿐더러, 성삼문, 박팽년, 신숙주, 서거정, 정인지는 물론 김종서, 박연에게까지 찬문을 부탁해 써둡니다. 그리고 3년 뒤인 1450년 안평대군은 이 작품을 꺼내어 다음의 시 한편을 짓습니다. “이 세상 어느 곳을 도원으로 꿈꾸었나 / 은자들의 옷차림새 아직도 눈에 선하거늘 / 그림으로 그려놓고 보니 참으로 좋을시고 / 즈믄해를 이대로 전하여 봄직하지 않은가 / 삼년 뒤 정월 초하룻날 밤 치지정에서 다시 펼쳐 보고서 시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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