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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칼럼 / 설악산 케이블카

2019년 03월 17일(일) 20:03 [인제신문]

 

↑↑ 최용건 주필

ⓒ 인제신문

개발과 보존이란 서로 상반된 성격을 지니고 있어 함께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 고해서 어느 한쪽을 포기 할 수도 없다. 우선 인간의 속성 자체가 개발지향과 보존지향의 양면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출생 후 사라질 때까지 욕심과 절제의 끝없는 줄다리기다. 욕심이 과하면 파산에 이르기 쉽고 절제가 과하면 우리들의 삶이 의기소침해질 수가 있다.


자연은 공공재다. 그 가치를 어느 일부계층의 사람들만 누려서는 안 된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자연으로부터의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옳다. 그런 취지에서 환경 선진국 스위스에서는 이미 100여 년 전부터 청정 알프스 융프라우 정상까지 산악열차를 운행하고 있으며 가까이는 민족의 영산 백두산 천지까지 자동차가 오를 수 있도록 길을 낸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해서 산엘 오르기 불가능한 어린이나 노약자들도 알프스와 백두산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기운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일 그와 같은 인공 이동수단인 열차라던가 케이블카, 자동차와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없다면 건강한 젊은 계층 외에는 대 자연의 파노라마를 영원히 체험할 수 없을 것이다.


정상의 파노라마를 체험하지 않고서는 진정 휴머니스트가 될 수 없다. 아옹다옹하는 일반인들에 비해 산악인들의 이웃에 대한 배려와 포용정신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까닭은 세상을 관조할 파노라마를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같은 이유로 설악산에도 모노레일이나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많은 사람들이 파노라마를 체험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환경단체들이 우려할 케이블카를 설치함으로 해서 발생할 수 있는 폐단, 즉 정상의 쓰레기 처리문제라던가 야생동물보호문제는 해결이 가능한 부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한 때 경부 고속철도 개설을 위해 양산의 천성산에 터널을 뚫으려 했으나 터널을 뚫으면 천성산에 서식하는 도롱뇽이 멸종된다고 하여 일부 환경단체에서 터널 공사를 극구 반대했지만 개통 이후 이제껏 도롱뇽을 비롯한 기타 자연 생태계에 부정적 변화가 왔다는 보고는 없다. 사실적 접근이 아닌 감성적 접근으로 환경문제를 바라보았던 것이다.


자연이 사람의 천적이랄 수는 없으나 사람은 자연의 천적이다.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곳에 자연 생태계가 파괴될 가능성이 분명히 높다. 따라서 설악산의 생태계를 최대한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자 한다면 설악산에 사람들의 접촉면이 최소화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사람들이 줄을 잇는 설악산 등반로를 폐쇄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능선을 따라 대청봉까지 이어지는 긴 등산로 변엔 식물생태계는 물론이거니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도 잠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현재로선 모노레일이나 케이블카 시설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본다. 사람들의 발걸음을 최대한 설악산 능선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해서 식물자원의 보호는 물론 야생동물들의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생활이 보장되는 것이다. 물론 등산을 목적으로 하는 산악인들을 위한 등산로는 예외이다.


알프스니, 백두산이니, 장가계니, 설악산보다 더 많이 알려진 세계적인 명산에 케이블카와 자동차와 산악열차를 운행하여 자연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지혜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환경 선진국의 이야기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한다고 하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 한 소수 산악숭배자들의 지나친 경건주의 때문이 아닐까 한다. 주변 환경 보호를 위해 방부목을 이용하여 만든 대암산 용늪의 탐방로라든가, 곰배령 정상의 탐방로와 같은 개념의 인공 이동수단인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설악산에 시설하겠다는데 반대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설악산 정상에 올라 무한히 펼쳐지는 파노라마를 바라보며 대자연의 기운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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