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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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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길을 묻다 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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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9월 08일(화) 22:25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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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문학평론가) | ⓒ 인제신문 |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칠월 칠석은 음력 7월 7일로 헤어져 있던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한 해 한 번 만나는 날입니다. 그 날 화자는 ‘옥수수밭 옆에’ 아내를 묻으며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하는 견우와 직녀처럼 하늘과 땅으로 갈라지는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화자(話者)는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다시 만나게 될 것을 믿고 있습니다. 그러한 만남의 날을 위해 화자는 밭 갈고 씨 뿌리고 땀 흘리며살아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합니다. 아내와의 사별(死別)로 인한 슬픔이 ‘견우와 직녀’처럼 언젠가는 만나게 되리라는 재회의 확신을 통해 사랑으로 승화되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고대 설화 「공무도하가」, 김소월의 「초혼」, 서정주의 「귀촉도」 등과 같이 사랑하는 임과의 사별(死別)을 애상적 어조로 노래 한 시들과 주제면에서 유사하지만, 이 시에서의 화자는 이별을 결코 절망적이거나 체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 깊고 확고한 사랑으로 슬픔을 승화시킴으로써 한 차원 높은 이별시의 진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종환 시인. 1986년, 사별한 아내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그린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이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 투옥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시집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 『당신은 누구십니까』 등을 발표했으며, 현재 3선 국회의원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성공한(?) 시인이며 정치인 입니다. 그에게 격려와 성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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