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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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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길을 묻다-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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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9월 29일(화) 21:52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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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문학평론가) | ⓒ 인제신문 | |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정호승을 일러 ‘슬픔’의 시인이라고 합니다. 그의 시에 있어 ‘슬픔’은 시적 사유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 ‘슬픔’을 통해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과 가난한 우리 이웃들의 아픔은 물론 전쟁과 분단, 독재로 얼룩진 우리 현대사의 상처까지도 두루 끌어안고 따듯하게 위무해 주고 있습니다.
이 시는 사랑하는 ‘임’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재(不在)한 ‘임’을 그리워하면서도 결코 절망하거나 비관하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언젠가 오실 ‘임’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새벽 보다 깊은 ‘섬 기슭’에서 지금은 ‘그대’와 단절된 상태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 올 것이라는 믿음은 마침내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함을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임’이지만 그 사랑을 밤새도록 기다리게 하는 것은, 어둠을 따라 깊어진 사랑의 힘이 아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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