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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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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길을 묻다-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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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4일(화) 21:41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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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문학평론가) | ⓒ 인제신문 | | 민중시의 한 진경(珍景)을 만나다
시와 삶이 가장 일치하는 시인을 꼽으라면 맨 앞에 정희성 시인이 있을 것입니다. 그의 시를 보면 시가 곧 그 사람입니다. 그는 그의 시처럼 단아하고 목소리는 낮고 조용합니다. 그러한 가운데 가을햇살 같은 따듯한 결기가 안으로 감추어져 있는 시인입니다.
한 중년 농민인 화자(話者)는 고단한 하루의 일과를 접고 저물어 가는 강변에 쭈그려 앉아 ‘흐르는 것이 물 뿐’아니라 우리 인생도 저와 같이 덧없고 부질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샛강바닥 썩은 물에’ 떠오르는 달을 보며 지금까지의 절망적이고 회의적인 태도를 버리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결의를 새롭게 다집니다.
앞뒤 보이지 않는 농촌과 농민의 지난한 삶을 통해 인생의 궁극적 가치를 찾는 민중시의 한 진경을 보여주고 있는 이 시는 제가 좋아하는 시 중에 하나입니다. 가을 재촉하는 빗소리 자박자박, 투덕투덕 들리는 목로집에서 한 잔 얼근하게 오르면 젓가락 장단 대신 가끔 읊고는 하는 애송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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