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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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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길을 묻다-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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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4일(목) 12:02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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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문학평론가) | ⓒ 인제신문 | | 모든 사라져 가는 것들의 슬픔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은 ‘노을이 타는 가을 강’을 말합니다. 노을을 ‘울음’이라 한 것은 바로 그 ‘노을’을 바라보는 화자의 정서가 서러움으로 물들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 속의 화자는 제사를 치르기 위해 큰집이 있는 고향을 찾아가는 길목에서 마을 앞을 흐르는 강을 보며 그에 얽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반추(反芻)하고 있습니다. 저녁놀이 붉게 물들어 가는 가을 강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정경과 시인의 마음이 합일을 이루게 됩니다. 저녁’은 가을과 함께 소멸의 의미를 지니며, 가을과 놀은 모든 사라져 가는 것들의 슬픔을 노래하기에 적당한 이미지입니다.
이 시에서 보여주는 애틋한 정서는 사랑의 실패를 겪은 화자의 체험 속에 녹아 있는 감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 본연의 슬픔과 고독, 무상함을 지닌 화자의 가슴에 ‘저녁 놀’은 단순한 노을이 아닌 ‘울음’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은 '사라져 가는 모든 것이 지닌 슬픔'의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재삼 시인은 평범한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 그 속에 녹아 있는 슬픔의 정서를 포착, 절제된 언어와 섬세한 서정으로 형상화하여 김소월, 서정주로 이어지는 ‘전래적 서정시’의 맥을 잇는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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