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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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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길을 묻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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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17일(화) 22:42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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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문학평론가) | ⓒ 인제신문 | | 아름답고 슬픈 우리 시의 전형
묵화(墨畵)란 먹을 이용하여 단순한 색과 선으로 자연과 삶의 모습을 담아내는 동양화를 말합니다. 이 시에 등장하는 할머니와 소는 평생을 동거동락하며 서로의 상처와 외로움을 보듬어 주는 동반자요, 한 몸입니다.
고단한 하루의 일과를 접고 집에 돌아 온 할머니는 소에게 여물을 주며 소의 목덜미를 어루만져 줍니다. 왼 종일 함께 한 소의 수고를 위로하며 소처럼 평생을 살아 온 외로운 노년을 의지하게 해주는 소에게 고마워합니다.
소와 할머니의 모습은 백석의 시처럼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면서 따듯하고 아름답습니다. 짧은 행간 속에 더할 말도 뺄 말도 없는,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와 정서를 시로 승화시킨 이 작품은, 정말이지 한 폭의 묵화를 보는 것처럼 가만가만 번져 오는 감동을 어쩔 수 없습니다.
평생을 함께한 늙은 소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숱한 화제를 일으키며 300만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던 독립영화 ‘워낭소리’와 그 영화를 읽고 썻다고 하는 이순원의 소설『워낭』을 읽으며, 단 6행의 짧은 시가 1시간 30분여 걸친 영화와 300여 쪽 분량에 이르는 장편소설의 감동에 뒤지거나 아쉬운 게 없었다는 게 비단 제 생각 만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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