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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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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길을 묻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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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2일(화) 21:18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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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제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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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문학평론가) | ⓒ 인제신문 | |
거처를 모르는 적막함과 막막함
산(山), 사계(四季)의 산 중에서도 저는 유독 겨울산을 좋아합니다. 연초록 봄 산, 신록의 여름 산, 절정의 가을 산, 모두 좋지만 저는 텅 빈 겨울 산의 그 적막하고 막막함을 좋아합니다. 겨울산- 줄 것 모두 내주고, 버릴 것 전부 버리고, 단촐한 몸으로 긴 여행 떠나는 적막하고도 막막한 겨울 산. 눈덮힌 겨울 산의 그 황량한 아름다움과 동짓달 한 밤중 내설악 한계령을 벼락처럼 달려 온 바람소리에 우우 떨고 있는 나뭇가지들의 부딪힘 소리. 쌓인 눈의 무게를 못 이겨 뚜욱 뚝, 부러지는 설해목(雪害木)소리. 뼛속까지 스미는 외로움에 진저리 치며 잠 못 이루고, 부칠 곳 없는 편지를 쓰고 또 쓰는 그 밤의 적막하고 막막함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쓸쓸함과 적막함이
내 지나온 삶의 전부였으며, ‘귀로 들으면 그 뜻을 알았다’는 이순(耳順)을 지나는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거처(居處)를 모르는 적막함과 막막함, 그러한 제 삶을 부등켜 안고 그렇게 살아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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