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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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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길을 묻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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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23일(화) 21:43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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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문학평론가) | ⓒ 인제신문 | | 차창이 고향을 지워버린다
일제의 수탈로 농토마저 빼앗기고 만주로 쫓겨가는 유랑민의 모습을 그린 시입니다. 열차는 서러운 고향을 벗어나기 아쉬운 듯 눈덮힌 철길을 천천히 달려갑니다. 어린애는 철머구리처럼 울고, 빚으로 빼앗긴 ‘송아지 냄새’가 아직까지 배어 있는 농군은 어린애를 안고 훌쩍이는 헐벗은 아내에게 힘없이 웃으면서 차만 타면 북으로 간다고거기 가면 무슨 수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설마 산 입에 거미줄 치겠느냐고, 스스로를 달래며 마음 다잡고 있습니다.
유리창을 쥐어뜯으며 몸부림치는 어린애를 통해서 결코 순탄하지 않을 앞날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그 시절, 개구리처럼 울며 열차에 실려 간 어린애의 후예들이 오늘 날 연변을 비롯한 러시아 등의 조선족 할아버지요, 할머니라고 생각하면 감회가 숙연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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