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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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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길을 묻다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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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03일(월) 18:58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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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문학평론가) | ⓒ 인제신문 | | 가도 가도 천리(千里), 먼 전라도 길
한하운은 한센씨병(나병) 환자로 평생 슬픔을 천형(天刑)처럼 껴안고 살다 간 시인입니다. 이 시는 전라남도 고흥군에 있는 소록도의 나병수용소를 찾아가는 화자의 절망적이고 비통에 찬 심경을 그린 시입니다.
시에서 ‘가도 가도 천리(千里) 먼 전라도 길’은 시인의 고향 함경도 함주에서 전라도 소록도까지의 공간적 거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시인의 절망적 삶의 모습이자, 정상인들과 결코 동화할 수 없는 정신적•육체적 거리, 즉 ‘삶의 거리’를 뜻하기도 합니다.그 ‘숨막히는’ 여정에서 어쩌다 '낯선 친구 만나면 /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가운' 동류의식을 느끼며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는 담담한 정서가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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