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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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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길을 묻다 -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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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13일(화) 21:26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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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문학평론가) | ⓒ 인제신문 | | 어찌 부끄럽지 않을 손가
4 ‧ 19가 나던 1960년 세밑,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벌이고 '혜화동 로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노래를'목청껏 부르던 젊음과'때 묻지 않은'순수로 살던 화자는 18년이 지난 어느 날, 넥타이를 매고 옛 추억이 서린 곳에서 동창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각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부와 지위를 얻은 비교적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는 중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월급이 대화의 전부가 되고 '치솟는 물가를 걱정하며 즐겁게 세상을 개탄'하는 소시민이 되어버린 그들은 '늪'같은 일상의 안일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순수와 열정으로 들끓었던 젊은 시절을 잠시 떠올려 보기도 하지만, 결국은 '포커'와'춤'으로 대표되는 향락적 세계를 즐길 뿐입니다.
'익숙하게 목소리를 낮추어 떠도는 이야기를 주고받는'그들의 모습에서 '그저 살기위해 살고 있는'소시민의 삶을 엿볼 수 있으며,'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꾸짖는 것 같은 바람소리를 들으면서도 '또 한 발작 깊숙이'현실의 늪으로 빠져드는 화자를 통해 젊음과 열정, 순수와 이상을 버리고 현실에 안주한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보편적 초상(肖像) 일수 있는 중년의 소시민적 의식과 삶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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