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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기의 시 읽기,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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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게 길을 묻다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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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3월 08일(화) 18:49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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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손흥기 (본지 논설주간 · 문학평론가) | ⓒ 인제신문 | | 그 시절, 우리들 삶의 초상
1960~70년대, 농촌과 농민의 희생을 담보로 이루어진 산업화 정책으로 농민들은 날로 황폐화해 가는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몰려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농민들이 도시의 하층민, 즉 노동자나 도시빈민, 창녀로 변해가는 과정을 아프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슬비 내리는 날, ‘통금에 쫓기는 밤 열한 시 반’ 종로 5가 신호등 앞에서 동대문을 묻는 한 소년을 통해 암울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주고 있습니다. ‘국민학교를 갓 나왔을까.’ 새로 사 신은 운동화를 벗어 품에 안고 통금에 쫓기는 ‘죄 없이 크고 맑기만 한 그 소년’과 눈 녹은 길 질척질척한 겨울 어느 날, 종묘 담을 끼고 돌다가 본 ‘속내의 바람으로, 때 묻은 긴 편지를 읽고’ 있는 ‘부은 한쪽 눈의 창녀’, 그리고 ‘세종로 고층 건물 공사장 자갈지게 등짐하던’ 노동자는 우리 모두의 누이이며 형님, 또는 아버지 초상(肖像)에 다름 아닐 것 입니다.
60년대 저임금(低賃金) 저곡가(低穀價)를 기반으로 한 수출주도형 산업화정책으로 농민들은 남부여대(男負女戴), 정든 고향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가게 됩니다. 이러한 이농(離農)에 따른 농촌 공동체의 붕괴와 산업화의 그늘에서 도시빈민으로 전락한 농민들의 아픈 삶을 핍진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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