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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해 희생했는데”…인제군, 정부 인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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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은 죽지않는다. 다만 마지막 투혼을 불사를뿐

인제 백년 역사를 온몸으로 겪어온 살아있는 역사

2023년 05월 23일(화) 23:10 [인제신문]

 

-인제의 발전을 위해 그 어떤 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최선

ⓒ 인제신문


사단법인 인제원로회 방효정(98세, 사진) 회장은 인제에서 태어나 평생을 인제군의 발전에 몸 바쳐온 사람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지금의 인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의 회고 속에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산림조합장 2-3대△인제군 농협협동조합 6대 조합장△인제군 축구협회 회장 10년△인제군 태권도협회 회장△문화원장 8년△빙어 축제위원회 위원장 2-9대△합강축제 추진 위원장△강원일보 초대 지사장 7년△인제신문 초대 고문△인제 케이블카 추진위원회 위원장

그가 살아온 역사는 인제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세 가까운 나이에도 너무나 명민하고 또렷하게 세상을 읽고, 살아오며 차곡차곡 쌓인 지혜로 후대에게 가르침을 주는 인물이다. 사단법인 인제군 원로회는 국가나 지방 단체 그 어디에서도 후원을 받지 않고 오직 사비로 원로회를 꾸려나가고 있다. 원로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모든 행사는 회원들의 주머니돈으로 운영하고 있고, 이는 이제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인지 원로회는 인제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서 지금까지도 원로회의 이름으로 많은 업적을 세웠다.
특히 그가 원로회의 수장이 된 후 가장 큰 업적은 태극기를 무료로 배포하는 일이었다. 일제 강점기를 거쳤고, 6.25전쟁을 겪어온 그에게 나라와 민족은 언제나 가슴에 가시박힌 듯 따끔거렸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생명을 바친 호국영령을 기리는 일은 후대가 해야할 마땅한 도리라고 이야기한다.
지난 3월 1일이었다. 3.1절 행사로 건강달리기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33인의 인제군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선발해 타종행사까지가 그의 임무였다. 특히 만세삼창을 부를 때는 역사에 무지한 필자도 가슴 한켠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인제신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나이면 이미 세상을 뜨고 사라지거나 아니면 자리 보전하고 병을 앓는 일이 허다하지만 나는 아직도 마음만은 청춘입니다.
걸음 걸이도 힘있게, 말 한마디도 힘을 주어서 그렇다보니 다들 내 나이를 추측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아직도 건강하고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이제는 후대에 이 자리를 물려줘야할 것 같습니다. 그게 제 마지막 임무라는 생각이 들어 어느 땐 비장해지기 까지 합니다.”

방회장의 부탁은 하나였다.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 원로회가 주인공이 되도록 기사를 작성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자신이 쌓아올린 업적보다는 다른 이를 추대하고 존경의 마음을 갖는 것은 원로회 수장이면 당연지사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필자는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에서 인제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 지 알 수 있었다.
평생을 인제군 발전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위해 맡기 시작한 수 많은 자리들, 그는 한 번도 자리에 대한 불평을 하거나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는 걸로 날 수를 채우는 일을 하지 않았다. 자리마다 해야 할 일들이 제각각이었지만, 일이있어 나도 있다라는 생각으로 살아오다 보니 ‘지금의 나’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그 누가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원로회 회장직은 그가 맡은 마지막 임무라는 생각으로 더 많은 애정을 쏟아부어 만들어 놓은 자리다.
들어가는 돈도 많고, 원로회를 운영하자면 꼭 필요한 자금이 있을텐데. 그 모두를 원로회 회원들과 함께 메워나간다는 것이 요즘같이 실리나 이익을 따지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수 있다.
하지만 방회장은 그 힘든 일을 현실화시켰고,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은 원로회에 대한 애정이 멈춰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인성이 보인다고 한다. 그가 사람을 사귈 때 가장 우선 순이 바로 인성이다. 인성이 올곧은 사람은 그 눈빛이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가장 최근까지 해 온 일은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자리를 찾아 소개하는 일이다.
취업이 힘든 요즘 그래도 사람 필요한 곳이 있고,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을 앉히는 일은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지금도 그의 곁에는 사람들이 모인다. 그의 지혜와 가르침을 얻고 싶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이가 많다고 그래서 퇴물 취급을 받는 것이 가장 싫은 일 중 하나라고 한다. 자신을 찾아온 손님에겐 차를 대접하고 식사를 대접하는일이 다반사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 된 요즘이다.

“노장은 죽지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이미 오래전에 노장이 되어 인제군의 발전사와 함께 세월을 보냈습니다. 젊은 나이에 운동을 열심히 했던 것이 지금 내 건강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몇 년은 거뜬하게 원로회를 꾸려나갈 수 있지만, 그건 욕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내 후임으로 이 자리에 앉게 될 사람을 위해 좀 더 튼실한 원로회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참 따뜻한 사람이었다. 반갑게 손을 잡아주던 손끝의 따뜻함이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여주는 듯하여 너무나 즐거운 만남이었다.
마음으로는 더 오래 원로회의 수장으로 남아주기 바랐고, 그 바람이 있어 후일을 기약하고 싶었다. 후일에 대한 미련이 없다고 하지만 아직은 좀 더 미련이 있길 바라는 마음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 같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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