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서울양양고속도로 8년, 인제 상권의 몰락과 반격”
|
|
침체된 44번 국도…‘민간이 살리기에 나섰다’
|
|
2025년 08월 19일(화) 09:37 [인제신문] 
|
|
|
| 
| | ↑↑ 출발전 파이팅하는 모습(왼쪽부터 인제경제인연합회 소속 이관우 수석부회장, 한상철 회장, 황현희 군의원, 김좌훈 대표, 전창석 상임고문, 전흥수 외무부회장 순이다.) | ⓒ 인제신문 | |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8년 수도권과 동해안을 빠르게 연결해 편리함을 안겨줬지만, 그 이면에는 44번 국도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인제군 지역경제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지고 있다. 국도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도로변 상권이 붕괴하고, 특산물 판매량까지 급감하는 등 지역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인제신문(발행인 김좌훈)과 인제경제인연합회(회장 한상철)는 최근 “고속도로보다 국도가 빠르다”는 캠페인을 시작하며 국도 44호선 살리기에 나섰다. 지역 언론과 경제단체가 손을 잡고 위기에 대응하는 첫 공동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차량 급감·지역 상권 직격탄
미시령동서관통도로(미시령터널)와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만 해도 미시령터널을 통과한 차량은 연간 563만 대에 달했다. 그러나 2017년 6월 30일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전면 개통되자 418만 대로 25.7% 급감했고, 2018년에는 215만 대로 반 토막 났다. 이후부터는 매년 200만 대 초반 수준에 머물며 사실상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차량 감소는 국도변 상권 붕괴로 이어졌다. 한때 여행객들로 붐볐던 휴게소·식당·민박·캠핑장·커피숍들이 줄줄이 폐업했고 일부 건물은 장기간 방치돼 흉물로 변했다.
| 
| | ↑↑ 44번 국도변에 매점·민박·캠핑장을 알리는 상점이 폐업 후 방치돼 분위기 마저 을씨년스럽다. | ⓒ 인제신문 | |
기자가 현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매점·민박·캠핑장’ 간판이 걸린 건물은 문을 닫은 채 부동산 매물로 나와 있었고, 대형 식당 건물 창문에는 먼지가 두텁게 쌓여 있었다. 주차장은 텅 비었고 입구에는 ‘Closed’ 표지판만이 놓여 있어 과거 성수기의 북적임과는 대조적이었다.
지역 상인 A 씨는 “고속도로 개통 전에는 주말마다 차량이 길게 밀릴 정도로 손님이 몰렸지만 지금은 발길이 뚝 끊겼다”며 “주유소, 식당, 휴게소 등 전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곳도 한둘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 
| | ↑↑ 미시령관통도로 vs 서울양양고속도로 연도별 차량 이용량 | ⓒ 인제신문 | |
▷군의 대책, 효과는 제한적
인제군도 대응에 나섰다. 군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20억6,500만 원을 투입해 국도 44호선 동홍천∼북면 한계삼거리 관벌교차로 구간 47km와 국도 46호선 북면 용대리 구간 19km 등 총 22곳에 감응신호시스템을 설치했다.
군은 이 사업을 통해 수도권에서 인제를 거쳐 속초·고성으로 향하는 운행 시간이 15분가량 단축됐다고 홍보했지만 국도 이용률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2018년 선포된 ‘미시령 힐링가도’도 상황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타사, 가리산 레포츠파크, 십이선녀탕, 자작나무숲 등 9경을 연결해 관광 드라이브길을 조성했지만 고속도로의 압도적인 접근성을 꺾지는 못했다. 결국 군의 정책적 시도들은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목표에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했다.
폐업한 원통 지역 상인 B 씨는 “고속도로의 영향으로 차량이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피해 요인이었다. 더군다나 인제읍과 원통은 외곽도로로 외부 관광객들이 빠르게 빠져 나가며 시내 중심 상권도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피서철 특수는 이미 옛말이 됐다. 이번 캠페인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간이 나선 국도 살리기 캠페인
급기야 민간이 직접 나섰다. 인제신문과 인제경제인연합회는 지난 8월 1일 “44번 국도가 죽으면 인제 경제도 무너진다”는 구호를 내걸고 본격적인 국도 살리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두 단체는 ‘고속도로보다 44번 국도가 빠르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속초 방향으로 장남고개·인제국도삼거리·원통삼거리 등 5곳과 홍천 방향으로 옥수골·한계삼거리·원통재제소 삼거리·리빙스톤교 등 5곳에 설치했다. 또한, 이들은 동홍천IC에서 내려 국도 44번을 이용해 속초나 고성으로 가는 것이 거리와 시간 그리고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논리를 갖추기 위해 직접 도로로 나가 상황을 분석하는 등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 
| | ↑↑ 인제신문과 인제경제인연합회는 주요도로변에 10개의 현수막을 걸고 ‘고속도로보다 44번 국도가 더 빠르다’고 홍보하고 있다. | ⓒ 인제신문 | |
이들은 △동홍천–고속도로–속초IC–고성군청 △동홍천–44번 국도(인제)–미시령터널–고성군청 △동홍천–44·46번 국도(인제)–진부령–고성군청 등 세 가지 노선을 설정하고 주중·주말·연휴 등 다양한 상황에서 총 4차례 직접 차량을 운전하며 꼼꼼하게 기록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는 의미심장했다. 동홍천IC에서 고성군청까지 고속도로를 경유할 경우 123km, 1시간 33분이 소요됐지만, 국도 44·46번을 경유하면 97km, 1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리는 최대 26km 단축됐고, 통행료까지 아낄 수 있었다. 특히 국도 44번을 통한 미시령터널 코스도 103km, 1시간 3분으로 고속도로보다 오히려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단체는 이 데이터를 ‘유의미한 근거 자료’로 체계화해 마케팅과 지역 활성화 전략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고속도로 노선을 분석한 한상철 회장과 전창석 상임고문은 “이번 실측을 통해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졌던 ‘고속도로=시간 단축’ 공식이 사실과 다름을 확인했다”며 “44번 국도가 더 경제적이고 시간도 단축됐으며 고속도로는 대부분 긴 터널로 삭막감이 컸고 일부 구간에서는 무서움까지 들었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44번·46번 국도 노선을 분석한 황현희 군의원과 이관우 수석부회장은 “설악산과 백두대간을 넘는 국도 구간은 단순한 이동로를 넘어 드라이브와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며 “국도와 연결된 인제군 명소들을 살려 알뜰 관광객과 틈새 고객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현희 군의원 “44번 국도 회생은 생존 문제”
이번 캠페인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황현희 군의원은 국도 44번의 위기를 누구보다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인제군을 비롯한 44번 국도변을 직접 다녀보니, 한때 여행객들로 북적이던 식당과 휴게소가 문을 닫고 흉물처럼 방치돼 있었다”며 “지역의 얼굴이자 자산이었던 상권이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황 의원은 지역 특산물 판매 급감 문제를 강조했다. “인제군 북면 용대리의 대표 특산물인 황태는 고속도로 개통 전 상반기에만 5,900톤이 판매됐지만 이후에는 3,700톤으로 줄었다. 이는 단순한 차량 감소가 아니라 주민 생계와 지역경제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은 전국적인 편익을 가져왔지만 인제군은 그 대가로 국도변 경제 기반을 잃었다. 이제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44번 국도의 회생은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이며, 지역경제를 지켜내기 위한 군민 모두의 과제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이번 캠페인은 지역의 힘을 모아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첫걸음”이라며 “군과 민간이 함께 전략을 세우고 실행한다면 충분히 회복의 기회는 있다”고 했다.
▷지역경제 회복의 관건은 ‘협력과 전략’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은 분명 수도권과 동해안을 잇는 획기적 교통망이지만 그 부작용은 인제군 국도 44호선 상권의 붕괴로 이어졌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차량 감소는 상권 붕괴로 특산물 판로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제신문과 인제경제인연합회의 캠페인은 민간이 직접 나서 위기를 대응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하지만 캠페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체계적인 마케팅, 관광 프로그램 연계, 지역 특산물 판로 확대 등 실질적인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군과 지자체 나아가 중앙정부의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 
| | ↑↑ 3개 노선을 점검한 인제경제인연합회 회원들과 인제신문 김좌훈 대표가 앞으로 추진할 문제들에 대해 현장 토의하고 순결한 시민활동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기획력을 발휘하여 성과를 내자면서 만세를 부르고 있다. | ⓒ 인제신문 | |
결국, 44번 국도의 회생 여부는 단순한 도로 경쟁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중대한 과제다. “44번 국도가 살아야 인제가 산다”는 구호는 이제 구호에 그칠 수 없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과 민관 협력이 뒷받침될 때, 인제군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성낙규 기자
|
|
|
|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새감각 바른언론” - Copyrights ⓒ인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인제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인제신문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