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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호호케어 주간보호센터…첫 미술전시회 ‘I do art too’

96세부터 88세까지 어르신들 붓끝에 담긴 삶과 희망

2026년 09월 21일(월) 09:26 [인제신문]

 

↑↑ 가가호호케어 주간보호센터는 지난 9월 17일 이귀화 작가의 지도로 치매 어르신들이 완성한 작품을 선보이는 첫 미술전시회 ‘I do art too(나도 예술한다)’를 열었다.

ⓒ 인제신문


가가호호케어 주간보호센터는 지난 9월 17일 이귀화 작가의 지도로 치매 어르신들이 완성한 작품을 선보이는 첫 미술전시회 ‘I do art too(나도 예술한다)’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70여 명의 어르신이 함께해 첫 전시회의 의미를 더했다.

‘1370년을 아시나요?’

이번 전시에 참여한 어르신들의 나이를 모두 합한 숫자다. 96세를 비롯해 93세, 92세, 90세, 88세 등 긴 세월을 살아온 어르신들이 붓을 들고 저마다 간직해 온 기억과 감정을 한 장의 그림에 담아냈다.

전시장 벽면에는 초록빛 나무와 붉은 꽃, 해바라기 등 어르신들이 완성한 작품들이 빼곡하게 걸렸다.
그림의 모양과 색깔은 서로 달랐지만, 작품마다 오랜 세월 가슴속에 간직해 온 기억과 삶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전시 제목인 ‘I do art too’는 ‘나도 예술한다’는 뜻이다. 치매와 고령으로 돌봄을 받아온 어르신들이 미술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작품을 완성한 한 사람의 예술가로 관람객 앞에 섰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미술 수업을 지도한 이귀화 작가는 어르신들의 기억력과 언어·판단력을 자극하고 보람과 활력이 있는 일상을 돕기 위해 미술 활동을 시작했다.

이 작가는 첫 수업부터 어르신들이 보여준 집중력과 표현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4B 연필을 쥐는 방법을 익힌 어르신들은 90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그림에 몰두했다. 연필과 붓을 움직이고 색을 고르는 동안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고 완성된 작품을 바라보는 표정에는 성취감이 가득했다.

뇌경색으로 손이 불편한 93세 어르신도 그림을 포기하지 않았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한 획 한 획 그어나가며 마침내 자신의 작품을 완성했다. 작품에는 화려한 기교보다 끝까지 붓을 놓지 않은 어르신의 노력과 삶의 시간이 오롯이 담겼다.

센터에서는 미술 수업을 진행할 때 어르신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준다. 가슴에 단 이름을 크게 부르면 어르신들은 “네”라고 힘차게 대답하며 환하게 웃는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큼은 돌봄을 받는 어르신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한 사람의 화가가 된다.

이귀화 작가는 자연과 생명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온 작가다. 2023년 서울 장은선갤러리에서 ‘풀의 소리를 듣다’를 주제로 초대전을 열었으며, 오는 11월에는 인제문화관에서 개인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에는 자신의 작품 대신 어르신들의 손에 붓을 쥐여주고, 마음속 이야기를 그림으로 꺼낼 수 있도록 도왔다.
성낙규 기자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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