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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편 독일 블랙포레스트, 산림관광이 지역을 살리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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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1일(월) 09:58 [인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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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유로에 담긴 마을의 관광전략
폭포 입장권으로 슈바르츠발트박물관·트리베르크 판타지·트리베르크 랜드 등 연계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폭포를 찾은 관광객을 박물관과 마을 중심가로 이동시켜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리는 구조다.
폭포 입구에는 뻐꾸기시계 기념품점과 음식점이 모여 있었다. 식사시간이 아닌데도 음식점은 대체로 자리가 차 있었지만 일부 기념품점은 비교적 한산했다. 관광객 증가가 모든 상점의 매출로 고르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리베르크시의 2024년 관광통계에 따르면 트리베르크 중심지역과 누스바흐·그렘멜스바흐의 숙박일수는 약 15만8000박이다. 인구 약 5000명의 산악도시가 폭포와 산림, 전통문화를 결합해 상당한 체류 수요를 만들어낸 셈이다.
트리베르크는 평지가 거의 없어 주택과 숙박시설, 상점이 급경사면을 따라 들어서 있다. 폭포 주변의 주차공간도 넉넉하지 않았다. 대신 대형 관광버스 주차장을 별도로 마련하고 승용차는 도로변 주차공간으로 분산했다. 지형을 대규모로 바꾸기보다 한정된 공간에 맞춰 관광객을 수용하고 있었다.
슈바르츠발트의 관광도시들은 숙박객에게 숙박료와 별도로 관광세인 ‘쿠어탁세(Kurtaxe)’를 부과한다. 트리베르크의 참여 숙박시설에서는 등록된 숙박객에게 ‘KONUS+ 게스트카드’를 발급한다. 이 카드로 지역버스와 지역열차 2등석을 이용하고 트리베르크 폭포와 박물관 등 주요 관광시설에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관광세를 부담한 숙박객에게 교통과 관광 혜택을 제공해 지역 내 이동과 체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트리베르크의 경쟁력은 폭포의 규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기억하기 쉬운 브랜드를 만들고 자연에 탐방·안전시설을 더한 뒤 박물관과 전통산업, 음식점·숙박시설·교통을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묶었다.
접근성이 좋아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 아니라 불편을 감수하고도 찾아올 분명한 이유를 만든 곳이었다.
■역에서 관광이 시작되는 거점형 관광지 티티제
트리베르크가 산길을 감수하고 찾아가는 목적형 관광지라면 티티제(Titisee)는 열차에서 내리는 순간 관광이 시작되는 거점형 관광지였다.
티티제는 프라이부르크에서 약 30㎞ 떨어진 슈바르츠발트의 대표적인 산악호수다. 해발 약 845m에 자리하며 면적은 약 1.3㎢, 최대 수심은 약 40m다. 프라이부르크에서 자동차와 지역열차로 각각 약 40분이 걸리고 티티제역에서 호숫가 선착장까지는 걸어서 8∼10분이면 도착한다.
티티제역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플랫폼과 맞닿은 호텔이었다. 옛 역 건물을 숙박시설로 재활용한 ‘쿠쿠호텔(coucou Hotel)’에는 기존 건물과 신축 건물을 합쳐 45개의 객실이 마련돼 있다. 열차가 드나드는 역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숙박과 음식·휴식 기능을 더했다.
처음에는 열차 소음과 관광객으로 번잡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역과 호텔 주변은 이미 관광객들로 붐볐다. 열차에서 내린 관광객의 동선을 따라 제과점과 카페, 음식점이 이어졌고 역 앞에서는 버스로 갈아탈 수 있었다. 도착과 동시에 숙박과 식사·환승이 가능한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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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티티제 역은 호텔건물 내부에 있다. 쿠쿠호텔 간판 아래가 역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 ⓒ 인제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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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역으로 들어가는 좌우에 호텔 제과점과 카페가 있다. | ⓒ 인제신문 | |
▷10분 걸으면 호수와 상권
티티제역을 나와 호수 방향으로 걸으니 음식점과 카페, 기념품점이 길게 이어졌다. 처음 방문한 관광객도 사람과 상점의 흐름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호숫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호수 전망이 좋은 곳에는 식당과 카페가 자리했고 선착장에서는 유람선과 전기보트, 페달보트를 이용할 수 있었다. 슈바르츠발트 관광공사에 따르면 호숫가 제슈트라세와 주변 상점가에는 연간 최대 200만 명이 방문한다.
본지 기자가 찾은 날에도 관광객들은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하거나 산책을 즐겼다. 유람선과 오리 모양의 페달보트가 호수를 오갔고 패들보드를 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주변에는 호수욕장과 잔디 휴식공간, 캠핑장이 조성돼 있었다.
약 25분 동안 호수를 도는 유람선에서는 호수의 역사와 주변 관광시설을 안내했다. 호숫가에는 슈바르츠발트 전통양식의 호텔과 단체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세미나시설도 들어서 있었다.
티티제는 계절에 따라 관광상품을 달리한다. 봄과 여름에는 유람선과 보트·수영·패들보드, 가을에는 단풍과 산림 트레킹, 겨울에는 설경과 인근 펠트베르크 스키관광으로 이어진다. 약 8㎞의 호수 순환코스도 마련돼 있어 호수관광을 산림 체험으로 넓히고 있었다.
숙박시설을 이용한 관광객에게는 KONUS 게스트카드나 호흐슈바르츠발트 카드가 제공된다. 숙박기간 동안 지역버스와 지역열차를 이용하거나 수영장과 박물관·리프트 등 체험시설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호수만 보고 돌아가는 당일관광을 주변 산악지역의 체류관광으로 전환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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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역에서 티티제 호수 입구까지 좌우측에 기념품삽이 있고 호수 가까이에는 식당, 카페, 대관람차 등 위락시설이 있다. | ⓒ 인제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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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호수 주변 모래사장에는 호수욕장이 개설돼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 ⓒ 인제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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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호수를 도는 유람선은 약 25분 동안 호수 투어를 하며 호수의 역사와 주변 관광시설을 안내했다. | ⓒ 인제신문 | |
■관광객을 데려온 철도, 머물게 한 것은 ‘연결’
슈바르츠발트의 사례는 자연이 뛰어나다는 사실만으로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트리베르크는 폭포에 탐방시설과 지역문화·상권을 더해 찾아올 이유를 만들었다. 티티제는 철도역에서 호수까지 이어지는 짧은 동선에 숙박과 음식·교통을 배치해 관광객이 머물 수 있도록 했다.
2029년 원통역과 백담역이 문을 열면 철도는 관광객을 인제까지 데려올 수 있다. 이후 관광객이 어디로 이동하고 무엇을 경험하며 어디에서 숙박하고 소비할 것인지는 인제군이 준비해야 할 몫이다.
지난 9월 4일부터 인제 시티투어가 운행되고 있다.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교통수단을 넘어 원통역·백담역과 자작나무숲, 백담사, 용대리, 내린천을 숙박·지역음식·체험·쇼핑과 연결하는 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숙박객에게 시티투어와 관광택시, 체험시설, 지역상점의 혜택을 묶어 제공하는 ‘인제형 통합패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역에서 주요 관광지로 이어지는 교통편과 관광객의 짐을 맡길 수 있는 서비스, 숙박·음식·관광정보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체계도 철도 개통 전에 마련해야 한다.
트리베르크는 찾아올 이유를 만들었고 티티제는 도착한 관광객이 머무를 구조를 만들었다. 철도 개통을 앞둔 인제군이 독일의 산림관광에서 배워야 할 것은 자연의 크기가 아니라 관광객의 이동과 체류, 소비를 끊김 없이 잇는 방식이다.
다음 6편에서는 자동차 운행을 제한한 알프스 산악마을 스위스 체르마트를 찾는다. 철도가 관광객을 마터호른 아래까지 실어 나르고 전기차와 산악열차·케이블카가 마을과 관광지를 잇는 교통체계를 살펴본다. 연간 200만 박이 넘는 숙박실적을 기록하는 체르마트가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세계 각국의 관광객을 머물게 한 전략을 소개한다.
성낙규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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