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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같은 지방의원

<인제칼럼>

2026년 08월 03일(월) 10:06 [인제신문]

 

↑↑ 최용건 인제신문 주필
서울대학교 회화과 학사
동국대 교육대학원
(전)동아일보 칼럼니스트
장편 소설 ‘그녀가 자작나무숲으로부터 걸어
나왔다’ 책과나무 출판사외 수필집 다수 출간

ⓒ 인제신문



국회의원은 멀리 있어도 지방의원은 가깝다. 시장에서 마주치고, 행사장에서 인사를 나누며, 때로는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지방의원에게 거창한 정치가가 되기를 바라기보다 좋은 이웃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지방의원의 역할은 국회의원과 다르다. 국회의원이 국가의 법과 제도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지방의원은 주민들의 생활 속 문제를 살피고 해결하는 사람이다. 주민들의 작은 불편을 챙기고, 예산이 올바르게 사용되는지 감시하며, 지역의 목소리를 행정에 전달하는 것이 지방의원의 중요한 책무이다.

그러므로 지방의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경청이다. 주민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신뢰한다. 말을 잘하는 정치인보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인이 더 좋은 지방의원일 수 있다. 생활 현장에서 나오는 작은 의견 하나가 지역 발전의 소중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좋은 지방의원은 주민들 위에 서지 않는다. 주민들 곁에 선다. 선거철에만 얼굴을 내미는 사람이 아니라 평소에도 마을회관과 경로당, 시장과 골목길을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작은 민원이라도 귀찮아하지 않고 자신의 일처럼 챙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지방의원은 집행부를 감시하는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 추진되는 사업이 주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예산이 낭비되고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조건 찬성하는 것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건강한 지방자치는 견제와 협력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렴성이다. 주민들은 화려한 언변이나 정치적 수사를 기대하지 않는다. 공적인 일을 사적인 이익보다 앞세우고, 맡은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원한다. 지방의원의 권한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주민들이 보내는 신뢰는 결코 가볍지 않다.

결국 좋은 지방의원이란 주민들로부터 "저 사람은 우리 편이다"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다. 임기가 끝난 뒤에도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한 동네 사람으로 존중받는 의원이라면 그는 이미 성공한 지방의원이라 할 수 있다.

지방자치의 힘은 거창한 구호나 화려한 정치적 수사에서 나오지 않는다. 주민 곁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웃 같은 지방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실함에서 비롯된다. 그런 의원이 많아질수록 지방자치는 더욱 건강해지고, 지역 공동체는 더욱 따뜻해질 것이다.

인제신문 기자  inj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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